대법원은 최근 "관련 규정의 문언 및 입법 취지, 구 상증세법의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에 따라 초과배당금액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때 제3항의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증여세액'은 10년 이내 재차증여 가산규정인 구 상증세법 제47조 제2항을 적용하여 산출한 증여세액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증여세는 각각의 증여에 대하여 과세된다. 증여세에 대해서는 누진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증여금액이 크면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한 번에 큰 금액을 증여하기 보다 적은 금액의 증여를 여러 번 나누어서 하면 누진세율의 적용을 피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에 따른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세법은 동일인으로부터 과거 일정 기간에 받은 증여가액을 합산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재차증여 가산규정' 또는 '합산과세 규정'이라 한다.
한편 세법은 지분율과 달리 배당하여 지분율에 상응하는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의 배당을 지급받는 경우, 이를 증여로 규정하고 있다. 가령, 아버지와 아들이 각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배당은 아들에게만 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초과배당금액이 항상 세법상 증여로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초과배당에 대하여 소득세가 과세되는 경우 산출되는 소득세 금액과 증여세가 과세되는 경우 산출되는 증여세 금액을 비교하여, 증여세액이 더 큰 경우에 초과배당금액을 증여로 보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증여로 보는 초과배당금액에 대해서도 합산과세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납세자들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먼저 주식을 증여받았다. 그 후 증여받은 주식으로부터 초과배당금액을 지급받았다. 과세관청은 동일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의 가액에 세법상 배당으로 보는 초과배당금액을 합산하고, 여기에 누진세율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하였다.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이 적법하다는 원심의 판단을 긍정하였다. 초과배당금액이 세법상 합산과세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는 항목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는 점, 세법의 문언상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증여세액을 산출할 때에도 통상적인 증여세액 산정방법에 따라야 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법인의 최대주주가 보유지분에 비하여 과소하게 배당받음에 따라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보유지분을 초과하여 배당을 받는 경우에는 증여받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세법은 위와 같은 초과배당을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종전 세법은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소득세와 증여세를 비교하여 큰 금액을 과세하던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만, 세법 개정으로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소득세와 증여세를 함께 부과하되 증여재산가액 산정 시 소득세 상당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종전 세법과 관련되어 있는 이 사건에서 납세자는 과거 증여받은 주식의 가액을 합산하지 않고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증여세를 산출하였다. 이렇게 산출한 증여세가 소득세보다 적었다. 따라서 세법상 증여로 취급되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반면, 과세당국은 과거 증여받은 주식의 가액에 초과배당금액을 합산하고, 누진세율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산출하였다. 누진세율이 적용되면서 산출한 증여세가 소득세보다 더 크게 되었다. 따라서 초과배당금액은 세법상 증여로 취급된다는 입장이었다.
대법원이 밝힌 바와 같이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하는 이유는 조세평등을 도모하고, 증여세 부담 회피를 방지하는 데에 있다. 초과배당금액이 합산과세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는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세법의 문언상 명백하고, 초과배당금액을 합산과세 규정의 적용에서 배제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도 찾기 어렵다. 또한,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증여세액을 산출할 때 합산과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경우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증여세 회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대법원이 초과배당금액이 증여세 과세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합산과세 규정을 적용하여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법리를 처음으로 밝혔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대법원 2024. 3. 12. 선고 2022두32931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