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중일마’ 파문에.. 국힘 대변인 “누가 이 시대에 친일하나”

- 호준석 “일본인도 ‘한국이 큰형 같구나’ 인상 느꼈을 것”

- 양기호 “한국이 큰형은 착오.. 일본은 ‘내 말 듣네’ 느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중일마)"이라고 발언한 것이 파문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김 차장의 해당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호준석 대변인은 "누가 이 시대에 친일을 하겠나"라며 두둔에 나섰다.

호 대변인은 지난 20일 오후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김 차장의 '중일마' 발언에 대해 "옛날 친일파들은 자기 영달을 위해 일제시대에 (친일을) 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 시대에 그런 일을 하면 낙인이 찍혀 살아갈 수 없다. 김 차장에 친일파 딱지 붙이는 건 잘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 16일 KBS 뉴스라인W에 출연해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 "일본이 고개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거기에 대해 엄중하게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 이례적으로 일본 식민지배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국힘 호준석 "한국 한·일 관계서 큰형 리더십"

호 대변인은 김 차장의 '중일마' 발언에 대해 "정무적으로 적절했느냐, 굳이 그렇게 얘기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은 타당한 부분이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그 말의 진위가 무엇이냐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일본을) 계속 다그쳐서 사과를 여러 번 받았지만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일본이 마음에서 우러난 사과를 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게 (김 차장의) 발언 진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호 대변인은 계속해서 한국이 한·일 관계 개선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큰형 리더십'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에 한·일 관계 개선을 우리가 먼저 주도한 것을 통해서 우리가 주도권을 갖게 됐다. 저는 우리가 큰형 리더십을 갖게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이 한·일 관계에서 사과를 요구하면 (일본은) 사과해 놓고 다른 행동하고 이런 패턴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는 오히려 '한국이 이 문제를 주도하는구나, 또 형 같구나' 이런 인상을 느끼고. 일본인들도 느낄 거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양기호 "한국이 큰형? 착오 있다"

호 대변인의 이러한 평가에 대해,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반박에 나섰다. 양 교수는 한국이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을 두고 일본 측은 '말 잘 듣는 파트너'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호 대변인의 '큰형 리더십' 관련 주장을 듣고 "한국이 일본에 양보한다고 큰형이라는 것은 착오가 있다"며 "(일본 측에서는) 말 안 듣더니 '드디어 내 페이스로 몰려오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핵심 사안은 1910년이 불법이냐 합법이냐는 것"이라며 "한국에게 있어서는 불법이다. 헌법 전문에 그리 쓰여 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1910년이 불법임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1910년 한·일합병 조약으로 대한제국이 일본 식민지가 된 상황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양 교수는 "그러나 일본은 (한·일합병 조약) 합법을 주장하고 있다.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러니 사도광산에 '강제'를 안 넣었다. 일제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 '강제'가 들어간 곳에는 1엔도 못 낸다는 게 일본 정부와 기업 측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제3자 채무변제에 '일본 측이 물컵 반을 채울 것'이라고 했는데 단돈 1엔도 안 냈다"며 "이러한 결론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을 우리 말 잘 듣는 파트너로 여기는 거다. 전혀 큰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