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고농도 불소 함유된 수돗물 마시면 어린이 IQ 저하" 경고

ℓ당 1.5㎎ 이상 불소 섭취한 어린이 경우 IQ 저하↑

"음료에 불소 함유량 표시 의무화 정책 논의 필요"

권장 기준의 2배에 달하는 불소 섭취가 어린이의 지능지수(IQ)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보고서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NTP)의 보고서를 인용한 미 연방 기관은 높은 수준의 불소 노출이 어린이의 IQ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릭 워이칙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장은 성명을 통해 "불소는 공중 보건 관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밝혔다. ABC뉴스는 고농도 불소가 잠재적인 신경학적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인정이라고 전했다.

불소는 치아에 부족한 미네랄을 보충하고 충치를 예방한다. 실제로 1940~1950년대 불소화 수돗물을 공급한 지역에서 충치 발생률이 60% 줄었다. 이 때문에 식수에 저농도의 불소를 첨가하는 것은 지난 세기 최고의 공중보건 성과 중 하나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과도한 불소 섭취가 치아 불소증(반점·변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미 연방 보건 당국은 2015년 이후 ℓ당 0.7㎎을 권장하고 있다. 이전 권장 상한선은 ℓ당 1.2㎎였다. 보고서는 미국 인구의 약 0.6%인 약 190만명이 ℓ당 1.5㎎ 이상의 불소가 포함된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NTP는 캐나다. 중국, 인도, 이란, 파키스탄, 멕시코에서 수행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ℓ당 1.5㎎ 이상의 불소가 포함된 식수를 지속적으로 섭취한 어린이의 경우 IQ가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IQ가 얼마나 떨어질 수 있는지는 수치화 하지 않았으며 성인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워싱턴 DC의 민간 비영리단체인 국립연구위원회는 중국에서 높은 수준의 불소에 노출된 사람들이 신경학적 영향을 받았다며 불소가 지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

임산부의 높은 불소 수치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애슐리 말린 플로리다대학교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는 가장 엄격하게 수행된 연구의 결과물"이라며 "음료에 불소 함유량 표시를 의무화할지에 대한 정책 논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불소화 수돗물을 옹호하는 미국치과의사협회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