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지출 증가율 3.2%, 경상성장률(4.5%)보다 낮게 편성"
"재량지출증가율 0.8%, 재정의 경기대응 기능 상실"
"국세감면율 15.9%, 국가재정법에서 정한 법정한도(15.2%) 3년 연속 어겨"
"3년 연속 세수결손 우려"
"투자 늘린 R&D 예산은 회복시켜 놓은 수준에 불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27일 677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발표한 가운데,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마디로 내수부양 위한 정부 지출은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부자감세는 확대한 '민생 포기' 예산"이라고 혹평했다.
안 의원은 이날 정부 예산안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총지출 증가율은 3.2%에 그쳐 2년 연속 경상성장률 전망값(4.5%)보다 낮게 편성했다"며 "미·중의 경제성장 둔화 등 내년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가 높고 내수침체는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재정의 경기 대응과 안정화 기능을 포기한 것이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해마다 늘어나는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 증가율은 0.8%에 그쳐, 사실상 정부 재정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무분별한 부자감세는 더 확대되었다"면서 "내년 국세감면액은 올해보다 6조6000억원 증가해 78조원을 넘어설 전망으로, 국세감면율은 15.9%로 법정한도(15.2%)를 3년 연속 어기게 되었다. 방만한 조세감면을 제한하기 위해 법정한도를 설정한 국가재정법 조항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윤 정부는 말로만 건전재정을 외쳤을 뿐, 국가재정법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국세수입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고 했다. 내년 세입은 올해 예산대비 4.1% 증가했으나, 올해 20조원 안팎의 세수결손 추정치를 감안하면 10% 증가한 수치라는 것. 내년 경제전망이 불확실하고 부자감세 기조를 감안하면 3년 연속 세수결손 발생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 의원은 우려했다.
안 의원은 부자감세와 건전재정이라는 모순된 목표가 예산안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2년 연속 달성하지 못한 관리재정수지 -3%를 지키려고 지출증가율을 3.2%로 정했다. 2년 연속 경상성장률 전망값보다 낮은 지출증가율을 편성한 것"이라며 "부자감세 정책 기조를 중단하지 않고서는 적정 성장률을 담보할 수 있는 재정지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77조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3조9000억원 개선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채무 증가폭은 81조3천억원으로 올해(69조1000억원)보다 12조2000억원 많다. 정부는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과 세수확보를 외쳤지만, 정작 나라 빚은 더 늘어나게 되었다"고 했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R&D 예산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안 의원은 "부문별 재원 배분을 보면, R&D 지출을 11.8% 증가시켜 29조7000억원으로 늘렸으나, 이 수치는 작년 대규모 삭감된 2023년 R&D 예산(29조3000억원)을 회복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R&D 예산이 2년 동안 정체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계경제의 기술패권 대응을 위한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은 1.1% 증가율에 그쳐, 경제 활성화에 재정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부자감세와 건전재정 집착이 세수결손과 세입기반 약화, 그리고 내수침체 고착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세수가 줄어들자 지출도 성장률보다 낮게 편성하면서 국가재정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재정이 경기안정화 역할을 해야 한다. 부자감세는 줄이고 내수 촉진을 위한 예산 지출은 늘려야 하는데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