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공격 허용' 조짐에 러 "확전" 경고
푸틴 “NATO·미국·유럽 직접 참여…분쟁 본질 범위 바뀌어”
우크라 미사일 프로그래밍 등 역량 없어…”NATO군 개입 불가피”
러 “핵 교리 수정” 협박…"서방의 긴장 고조 탓"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을 겨냥,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자국 영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전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사진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을 겨냥,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자국 영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전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한 해제 조치를 허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핵무기 카드를 꺼내며 거듭 확전을 경고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 TV에서 "이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국, 유럽 국가가 전쟁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라며 "이는 직접적인 참여이며 물론 이것은 분쟁의 본질, 범위를 크게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움직임에 강력한 대응을 경고하며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하는 국가는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로이터는 실제 우크라이나 측에 위성 표적화 데이터와 미사일 비행경로의 프로그래밍 역량이 없는 만큼 NATO군 개입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는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러한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NATO 국가가 군사 갈등에 직접 연루되는지 그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의 무기 사용 제한이 우크라이나 도시를 폭격하는 러시아 공군 기지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해지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했으나 확전을 우려,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제한은 풀지 않았다. 미국이 지원하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305km에 달하지만, 공격 제한이 걸려 있는 현재로선 활용이 제한된다. 스톰 섀도우의 사거리는 249km에 달한다.
다만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어린이 병원을 겨냥한 러시아의 폭격 등을 계기로 미국 내부에서 모든 무기에 대한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 또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의 입장이 바뀔 조짐이 보인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용할 것인지에 관해 묻는 말에 "지금 해결하고 있다(working that out now)"고 답했다.
전날 11일(현지시간)에도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이 키이우를 공동 방문한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에 장거리 미사일인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산 스톰 섀도우의 사용 제한 해제를 재차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러시아 측은 핵무기 사용도 시사하며 러시아의 강력한 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두마) 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장거리 서방 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한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더 강력하고 파괴적인 무기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행동이 핵 교리를 현재 상황에 맞게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달 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 교리 수정작업이 "진행 단계에 있다"며 "핵 교리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의지가 있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