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F 전차 2대, 정문 부셔…평화유지군 15명 부상
네타냐후, 유엔 사무총장에 "철수하라" 요구한 후 발생
UNIFIL "IDF에 해명 요청"…"레바논 활동 이어갈 것"
국제사회 규탄 이어져…교황 "평화유지군 존중해야"
◆…레바논 남부 마르와힌에 위치한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방위군(IDF)이 13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기지 정문을 탱크로 파괴하고 강제 진입했다. 이스라엘 측은 유엔에 군 철수를 거듭 요구하고 있으나 UNIFIL 측은 레바논에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AFP통신, BBC 등에 따르면 UNFIL은 이날 성명을 통해 IDF 전차 2대가 이스라엘 국경 근처 레바논 라미아에 있는 기지의 정문을 부수고 진입했다고 밝혔다.
UNFIL은 이스라엘 전차가 45분간 기지에 머물렀으며 IDF 병사들이 기지의 조명을 끄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평화유지군 15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충격적인 위반에 관해 이스라엘군에 해명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IDF 측은 대전차 미사일에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UNIFIL 기지를 침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IDF는 "부상자를 대피시키기 위해 두 대의 전차가 총격 위협으로 인해 전진할 수 없는 곳에서 UNIFIL 진지 쪽으로 몇 미터 후퇴했다"며 "IDF 활동은 UNIFIL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한다는 명목으로 레바논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과 이스라엘 지상군 간의 대치가 극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IDF가 레바논 남부 유엔군 기지를 향해 포탄을 발포해 군인 2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아울러 이날 IDF의 강제 진입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에 UNIFIL을 즉시 철수시키라고 촉구한 후에 발생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영상 성명을 공개했다. 그는 히브리어로 된 연설 도중 영어로 "사무총장님, UNFIL을 지금 당장, 즉시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UNFIL 병사들을 철수시키지 않는 것은 그들을 헤즈볼라의 인질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그들뿐 아니라 우리 병사들의 생명도 위협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UNIFIL 측은 남부 레바논에서 평화를 유지하고 민간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철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이 지역에서 여전히 UN 깃발이 휘날리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역시 UNIFIL의 활동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군대가 UN 평화유지군 진지를 공격했다는 보고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스라엘이 평화유지군과 레바논 군대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나는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레바논에 있는 모든 사람과 함께하고 있다. 그곳에서 나는 UN 평화유지군이 존중받기를 요청한다"며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외교와 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프랑스 외무부는 UNIFIL 기지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기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은 이탈리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사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