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머니 머신' 있는데…집권중이라면 방위비 13조원 요구"

시카고경제클럽 대담서 방위비 재협상 시사

"한국은 부유한 나라…100억달러 내게 할 것"

"韓 6.25 이후 돈 낸 적 없어·바이든이 삭감" 거짓 주장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이 '머니 머신'(money machine)'을 가지고 있음에도 돈을 내지 않고 있다며 자신이 집권 중이라면 한국에 주한 미군 주둔 비용으로 100억달러(약 13조 6500억원)를 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선 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과 블룸버그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해 "한국에 미안하지만, 군대에 대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그곳에 4만명의 군대를 주둔시켰다. 당신들은 지불해야한다. 당신들은 부유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지금 집권해 있다면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100억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날 대담에서 한국이 6.25 전쟁 이후 방위비 분담금을 낸 적이 없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 해당 합의가 무효화 됐다는 거짓 주장을 내놨다.

그는 "북한이 심각한 강대국이기 때문에 4만명(주한 미군)을 위험에 빠뜨렸다. 그들은 엄청난 핵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나는 한국에 그것을 인지시켰고 그들은 동의했으나 이후 (분담금은) 삭감됐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 연간 50억달러(약 6조 8천억원)를 요구한 바 있다. 다만 한국 측이 이를 거부했고 양국은 결국 기존 분담금보다 약 13% 인상된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합의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분담금은 인상됐는데 양국은 2021년 새로운 방위비 분담 협정을 체결, 2021년에서 2025년까지 분담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어 이달 초 합의한 협정은 2026년부터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 5192억원으로 책정하고 2030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반영해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100억달러(약 13조 6500억원)는 양국이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의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담에서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그들은 훌륭하다"라면서도 "그들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는다. 그러고 나는 이게 미친 짓(crazy)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