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 "티메프 구영배, 세금 재부과해도 불복에서 질 것"

2019년부터 비거주자로 판정돼 소득세를 내지 않은 구영배 큐텐 대표에 대해 지금이라도 세금 재부과 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강민수 국세청장은 "과세를 하더라도 불복으로 갈 경우, 질 가능성이 크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티메프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 대표가 2019년부터 국세청의 비거주자로 판정돼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 소재의 자산과 국내 경제 및 법률 관계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사업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있는 것인지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는 가족관계·사회관계·사업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개인의 인적 및 경제적으로 더 밀접한 곳이 어딘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우리의 법리"라고 짚었다.

구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국내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를 동원해 한국 큐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물어주는 등의 방식으로, 티메프에 손해를 끼치고 한국 큐익스프레스는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여러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박 의원은 "검찰 구속 영장을 보면, 구 대표가 큐텐 그룹 전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적시하고 있다"며 "과거 국세청이 거주자를 적극 해석해 과세한 사례가 많이 있는 만큼 다시 판단해서 (소득세) 재부과 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민수 국세청장은 "특정인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대한 이해관계 이외에도 항구적 주거나 일상적 거소 등의 조건도 있기 때문에 과세를 하더라도 불복으로 갈 경우, 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한 법률적 검토를 받아보고 적극행정에 나서야 한다는 박 의원의 의견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구영배 대표의 혐의 가운데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내부거래 증여 소지나 소득의 은닉, 허위 장부 작성 소지 등에 대해 현재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배임횡령사기 혐의로 보고 있다.

조세포탈 혐의가 빠져 있는 것과 관련해 박 의원은 "조세포탈로 기소하기 위해서는 국세청의 고발조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국세청이 손 놓고 있는 것 아닌가. 지금이야말로 전속고발권이 있는 국세청의 적극행정이 필요한 때"라고 질타했다

강 청장은 "이러한 건에 대해서는 안 살펴볼 도리가 없다"며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