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공동체 핵심 인물 '즈비 코간' 납치후 살해돼
이스라엘 "반유대 테러행위" 규정…UAE "용의자 3명 체포"
"이스라엘, 이란 연계 인물 의심"…이란은 개입 부인
◆…이란 측은 지난 26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제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란의 방공망과 미사일 시설에 상당한 타격을 줬을 것이라며 추후 이스라엘의 공격에 매우 취약해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사진 로이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실종됐다 사망한 채 발견된 이스라엘계 랍비와 관련해 이스라엘 측이 이란의 연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개입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양측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AE 내무부는 이날 이스라엘계 몰도바인 랍비 즈비 코간을 살해한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유대교의 분파인 하시딕 유대인의 종교운동 단체 '차바드'의 대표 코간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수도 두바이에서 실종됐으며 그의 시신은 두바이에서 1시간 30분가량 떨어진 알아인에서 발견됐다.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는 그가 테러로 납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수사에 착수했다.
그는 2020년 이스라엘과 UAE가 '아브라함 협정'으로 관계를 정상화하기 전후로 지역 내 차바드 공동체 설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은 그가 유대인 공동체의 핵심 인물이었기 때문에 테러의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을 "반유대주의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의 죽음에 책임 있는 범죄자들을 법의 최대한도 내에서 처벌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았으나, 수사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 측이 이란과 연계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인물의 연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과거 우즈베키스탄 국적자를 해외 작전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지난달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이후 잠재적 긴장 상태에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란 측은 연루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날 이란 메르흐통신에 따르면 주아부다비 이란 대사관은 이란이 코간의 죽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이스라엘은 해외에서 이란 정부 관계자들이 이스라엘인을 살해하거나 납치하려 한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22년,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당국은 이란 정보 요원이 튀르키예에서 이스라엘 관광객들을 살해하려던 계획을 적발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래, 이스라엘 당국은 이란 혹은 이란과 연계된 단체가 해외에서 이스라엘 시민이나 유대인을 겨냥한 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