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용·성형수술, 보약 등 의료비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의료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가 면세되고 있어 세원투명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전병목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원투명성 제고를 위한 의료비 소득공제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성형외과 등 의료비 공제대상이 아닌 기관에서 현금 지급시 할인 등을 내세우며 수입금액 노출을 회피하는 사례가 많아 현행 신용카드 소득공제만으로는 투명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위원은 "최근 국세청의 고소득 자영업자 조사결과 호황을 누리면서도 소득을 적게 신고하는 유명 전문 병·의원들이 다수 포함됐다"며 "고소득 전문직종인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한의원 등의 소득파악을 위해서는 의료비 공제대상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전 연구위원은 "부가세 면세사업자의 경우에는 과세자에 비해 거래 상대방을 통한 투명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용역 공제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득공제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미용·성형수술, 보약 등은 의료용역으로 보아 국민후생관련 소비지출에 대한 세부담 경감 차원에서 부가세가 면제되고 있지만, 소득세법과 부가세법상 의료용역의 과세체계를 일원화하는 차원에서 소득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전 연구위원의 주장.
또한 그는 "미용·성형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치료목적의 성형여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치료목적 여부를 판정하는 납세협력비용을 절감하고 세제를 간소화하는 차원에서도 소득공제의 허용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료비 소득공제 확대의 효과와 관련 "근로소득자의 의료수요를 증대시키면서 동시에 세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의사와 한의사의 소득투명성을 높여 명목 세부담을 증대시킬 수 있다"며 "소득 재분배 측면에서 소득이 높은 의사·한의사 계층으로부터 소득이 낮은 근로소득자로의 소득 이동을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위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기준 의사·한의사의 평균 연소득은 5790만원으로 2140만원 수준인 일반 근로소득자에 비해 2배가 넘었으며, 집계가 되지 않는 비보험 의료비를 포함할 경우에는 소득격차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그는 "미용·성형 등의 의료비 소득공제제도를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 의료기관의 소득노출에 따라 일시적으로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에는 이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오는 2008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해본 후 투명성 제고효과와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안에서 미용·성형수술 등에 대해 올해부터 의료비 소득공제항목에 포함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치권 및 업계의 반대로 인해 아직까지 관련 세법시행령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