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부 언론을 통해 '고위급 협의 주요 결과 및 주요 쟁점 협상 방향’보고서 내용이 공개된데 대해 "당연히 국회에 유감을 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13일 국회 한미FTA특위 비공개 회의 시간에 제시됐던 자료로, 온라인 파일 재생과정 중 발생하는 일시적 저장에 따른 복제권이나 기술적 보호조치 접근통제권 등 미국측 요구에 대한 조건부 긍정검토를 비롯한 우리측의 협상 전략이 일부 담겨있다.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상대편에게 우리측 전략이 노출된 셈이다.
김 대표는 "미국은 (이런 경우)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는다"면서 "국회 FTA 특위 설립 때 정보를 외부로 노출한 분에게는 정보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약속)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FTA 특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다양한 비공개 자료를 열람할 수는 있지만 해당 자료들은 국회 내 별도 캐비닛에서 철저히 관리된다.
그는 유출에 따른 협상 영향과 관련, "웬디 커틀러 대표가 아침에 '꼼꼼히 잘 봤다'고 얘기하더라"면서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국회 자료를 만들 때는 유출될 것까지 염두에 둔다"며 "협상을 끝까지 잘해 정보 유출자가 '이게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다른 협상 결과가 도출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짐짓 태연해했다.
그는 '온 놈이 온 말을 하여도 님이 짐작하소서'라는 옛 시조를 읊은 뒤 "백 사람이 백 가지 말을 해도 님만은 알아달라는 의미"라면서 참석한 기자들에게 "잘 판단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우리측 투자분과장인 최경림 외교통상부 교섭관은 "이렇게 (정부) 방침이 나가면 주머니 다털고 나가는 꼴"이라면서 "(협상력이) 엄청나게 약해지는 셈"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민에 대한 정보공개도 필요하지만 협상을 위한 기밀유지 역시 중요하다"면서 "정보 공개가 협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일정한 선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