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핵대책시민연대는 18일 오후 성명을 내고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경주시민을 무시하고 국책사업의 신뢰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방폐장 건설과 신월성1.2호기 사업, 기존 발전소의 가동연장 중지 등을 심각하게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대책시민연대는 또 "방폐장 부지를 선정할 당시 정부는 방폐장 유치가 지역경제발전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다 줄 것처럼 홍보했다"면서 "정부는 국책사업에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협조한 경주시민들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약속을 조속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주희망시민연대 김성장 공동대표도 이날 오전 경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방폐장 유치로 지역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이 허탈감에 빠졌다"면서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재원을 마련해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에 적극 나서 신뢰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시의회도 조만간 의장단 간담회와 의원 전체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태에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최학철 경주시의회 의장은 "방폐장 지원사업 중 수용 판정을 받은 6개 사업 3천500억원도 대부분 이미 추진돼 진행중인 사업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지원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시의회가 전면에 나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뜻을 모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51.경주시 동천동)씨는 "방폐장 유치에 따른 한국수력원자력의 이전부지 결정으로 경주가 갈라지는 등 큰 혼란을 겪으며 아픔을 참아왔는데 국책사업을 유치한 대가가 고작 이 정도라면 어느 자치단체가 국책사업을 유치하겠느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치럼 경주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이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과 관련해 대책마련에 들어감에 따라 앞으로 반발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6월 산자부에 방폐장 지원요청사업으로 118개 사업에 8조8천526억원을 신청했으나 이 가운데 62건 5조106억원이 부처별 검토에서 수용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6개사업 6천542억원은 장기검토 사업으로 분류되는 등 전체 신청액의 64%에 해당하는 5조6천648억원이 지원사업에서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각 부처에서 수용하기로 한 사업비는 전체 요청사업비의 4%에 불과한 6개 사업 3천512억원에 그쳤으며 36건 1조5천553억원은 조건부 수용, 8건 1조2천813억원은 일부 수용으로 분류돼 지원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