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적자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1천500억원 가량 감소한 1조7천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2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1조4천139억원의 적자(가결산)를 냈으나 하반기에는 적자 증가폭이 대폭 둔화돼 연간으로 1조7천700억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적자규모는 2월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만약 현재의 추정치 부근에서 적자규모가 확정된다면 이는 2005년의 적자액 1조8천776억원에 미달하는 것이다.
한은은 2004년 1천502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당초 2조원 가까운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해외금리 인상으로 보유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크게 늘어 적자규모가 상당한 정도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보유 자산 280조원 가운데 200조원 가량이 해외유가증권에 투자돼 있으며 국제금리의 상승 덕분에 이 부문에서 수익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환율이 급락하지 않고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일정수준을 유지해준다면 적자규모가 1조원 미만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은은 흑자를 낼 경우 당기순이익의 10%를 내부적립금으로 쌓아두고 나머지를 국고에 귀속시키고 있으다.
한은 적립금은 한때 6조원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2004-2005년의 적자로 3조7천7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적자로 적립금은 2조원 안팎으로 줄어들고 올해 역시 적립금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2008년 이후에는 흑자로 돌아서 적립금이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한은은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2천억달러가 넘는 상황에서는 국제금리와 환율변동으로 인한 수지 변동성도 함께 커졌기 때문에 향후 흑자가 날 때 이익적립금을 충분히 쌓아 두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