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 정부와 협력할 준비 돼 있다"

미 국방부 "韓 민주적 절차 및 법치 지지...더 많은 진전 기대"

미국 정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당국자는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지만 2만8500명에 달하는 주한미군의 준비 태세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이 헌법에 명시된 민주적 절차를 평화적으로 따랐다"면서 "미국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여전히 지지하며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일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방부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 권한대행이 탄핵소추 된 것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한국, 한국 국민, 민주적 절차 및 법치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우리는 한국과 협력해 더 많은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갑작스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정치적 혼란은 한국을 중국과 러시아, 북한에 대한 대응을 함께하는 협력자로 여겨온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에 대해 비(非)외교적 언어까지 사용하면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실제로 미 정부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도상연습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의 방한 등을 잇따라 연기해 한미동맹의 안보 협의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후 지난 23일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의 방미를 계기로 비상계엄 사태로 중단됐던 양국의 외교안보 공조 활동이 정상화 되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한 권한대행마저 직무가 정지되면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한미동맹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