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행의 대행' 입장에...野, 헌법재판관 임명 미루면 ‘내란 동조자’로 간주

최상목 "대행의 대행 역할 제한적"...총리 판단 유지 시사

민주 "거부시 ‘내란 동조자’로 간주해 추가 탄핵 불가피"

법조계 "대통령 임명권은 형식적 권한, 권한대행도 임명권 있어"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즉시 임명하지 않으면 '내란 동조자'로 간주해 추가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을 즉시 임명해달라"며 "이미 발효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에 따라 특검 후보 추천을 의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대통령의 권한이 아니라 대통령의 의무라는 점을 유념하고 또 유념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부총리는 비상계엄을 반대했다고 했지만, 12.3 내란을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당시의 과오를 속죄하는 마음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에 임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장경태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최 부총리가 그런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상황이 된다면 여러 명의 국무위원을 함께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 대행은 '대행의 대행' 자격으로 대통령에 준하는 권한 행사를 시행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 대행은 전날 '한덕수 대행 탄핵안' 본회의 표결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많은 분이 말씀하고 계신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이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힌 한 국무총리의 결정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도 헌법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82조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정원 헌재 사무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헌법재판관이 공석이 됐을 때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헌법재판관의 경우 대통령의 임명권은 형식적인 권한에 불과하므로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