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김정은에 "北군↔우크라군 교환하자"…北군 심문 영상도 공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생포한 북한군 2명과 러시아에 억류된 자국군 포로를 교환하자고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영어와 우크라이나어, 한국어로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조직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시민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

그는 "처음 생포한 북한 병사들 외에도 의심할 여지없이 다른 병사들도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군이 더 많은 것을 점령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세계 누구도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년 전 나토의 최후통첩과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로 (전쟁을) 시작했고, 이제 그는 북한의 군사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국어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X에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했다고 밝힌 북한군 2명을 심문하는 영상도 올렸다.

심문은 한국어 통역과 동시에 진행됐다. 북한군은 부상을 입고 침대에 누운 채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아는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럼 지휘관들이 오기 전에 뭐라고 했느냐. 누구랑 싸운다고 했냐'는 질문에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라고 답했다.

'그럼 전선에는 1월3일부터 있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북한군은 이어 "1월 3일에 나와서 옆에 있던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 부상당하고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으냐'는 말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다 좋은가요"라고 물은 뒤 여긴 좋다고 하자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럼 최대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보겠다. 챙겨주는 밥 잘 먹고 건강히 있어야 한다'고 하자 북한군은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라고 되물은 뒤 '집에 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가라면 가는데…"라고 답했다. 그는 '가라면 가고 우크라이나에 남으라면 남을 것이냐'고 재확인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턱에 부상을 입고 붕대를 감은 또 다른 북한군은 '북한에 가족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은 지금 어디있는지 아는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통역은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사에 의해 진행됐다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이 밝혔다. 앞서 SBU는 각각 20세, 26세의 북한군을 생포해 키이우로 이송해 심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