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도 타격” 경고…美 하루 석유소비 21%가 캐나다산
매일 27억달러 규모의 상품·서비스가 양국 국경 오가
캐나다, 美오렌지주스, 일부 철강 제품 보복관세 부과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왼)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2019.12.04 <사진 로이터>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관세를 미국의 이익을 위한 협상 도구로 이용하겠다는 의자를 거듭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에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세계 무역전쟁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관해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언급하는 동시에 미국 소비자 또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번처럼 우리는 필요에 따라 관세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의 최대 수출 파트너인 캐나다와의 국경을 두껍게 하는 것은 결국 미국 시민과 미국의 일자리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오렌지 주스, 변기, 일부 철강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캐나다는 미국산 버번위스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캐나다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으며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칭하는 등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에 대해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에 어떤 영향이 갈지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어떤 미국인도 캐나다로부터 들어오는 전기나 석유, 가스 비용이 25% 증가하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같은 관세는 그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주 "미국은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석유나 기타 자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발언했으나 AP통신은 미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의 21%가량이 캐나다에서 공급된다고 지적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하루 2천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하며 그 중 약 1320만배럴을 자국에서 생산한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에서는 하루 430만배럴의 석유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캐나다는 북대서양기구(NATO)의 창립 멤버이며 4천만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 36개 주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며 매일 약 27억달러 규모의 상품과 서비스가 양국 국경을 오간다.
스스로를 '관세맨'이라 칭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관세를 각국과의 협상 도구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는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하기 위해 군사적 또는 경제적 강압 행사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이런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적 압박을 이용한 협상 방식에 대해 "그는 성공적인 협상가로써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