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한은 금통위 금리 결정은…시장 '인하' vs. 전문가 '동결'

NH투자證 "대외 이벤트, 한은 대응 가능 영역 아닌 통화정책 제약식으로 받아들여야”

"한은, 1월 동결과 함께 경기부양 의지를 표명하며 2월 인하 시사하는 게 우월 전략"

KB證 "美 금리인하, 시장 연내 2차례 인하에서 6월 한 차례 인하로 축소 전망"

"한은, 美 경제 데이터 및 환율시장 고려할 가능성 높아져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최근 대외 금리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번 금통위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은 수출과 내수부진의 이중고를 감안할 경우 1월 금통위에서 3회 연속 금리인하의 명분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시장은 상당부분 1월 금리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견고한 고용지표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된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지속되고 있는 강달러에 한은이 환율을 더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 전망을 기존 3월, 9월에서 6월, 12월로 조정한다. 미국 10년 금리는 추가 급등보다 현재의 고금리가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라며 "1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2월 인하를 시사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1월 금통위 이후 주요 대외 이벤트가 산적해 있다. 트럼프 취임, 미국 1분기 국채 발행 계획,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라며 "해당 이벤트들의 결과는 한은 입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통화정책의 제약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12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과 연준의 전망을 크게 상회한 점을 언급하면서 "특히 매년 12월 가계조사기준 데이터가 수정되는데 지난해 9월 '빅 스텝' 단행의 핵심 근거였던 7월 실업률 급등이 0.1%p 하향 조정됐다"면서 "이는 시장을 놀라게 했던 9월 깜짝 빅 스텝이 '과잉'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강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ISM 제조업, 서비스업 물가지수는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고 미시건대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단기, 중장기 공히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면서 "금융시장의 관세 발(發) 인플레 공포가 실물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면 연준은 지난해 금리인하의 속도가 적정했는지를 점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연준 금리인하 시점 전망을 기존 3월, 9월에서 6월, 12월로 변경한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이러한 제약식들의 결과 확인 전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보다 1월 금통위에서 동결과 함께 경기부양 의지를 표명하며 2월 인하를 시사하는 것이 우월 전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는 1월 인하인데 1월 동결 시 일부 1월 인하 기대가 출회되며 시장금리가 반등할 것"이라면서 "다만 뚜렷한 경기둔화 국면에서 금리인하 시점 지연은 장기적으로 금리하락 재료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IB들, 금리인하 전망 축소...BOA,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전망도

KB증권 임재균 연구원도 이날 "미국의 고용시장이 견고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임금상승률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연준이 평가하고 있는 것과 같이 고용시장이 더 이상 물가상승의 원천은 아니라는 점에 힘을 받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내 2차례 인하에서 6월 한 차례 인하로 축소했다"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사실상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전망하는 등 글로벌 IB들도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을 축소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이 축소되면서 미 국채 2년 금리는 금리인하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미 국채 10년 금리는 장중 4.8%, 달러 지수는 110pt 부근까지 상승했다"며 "12월 고용지표가 견고했던 것은 11월 미 대선 이후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며 친기업 성향의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더 확대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고용지표 발표 이후 12월 고용지표는 과열이 아닌 안정화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며 "한 두 번의 지표를 보고 판단하지 않겠다는 연준의 스탠스와 굴스비 연은 총재의 발언을 고려하면 연내 금리인하는 가능하다"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다만 "의사록에서 보듯이 물가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용지표까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은 노 컷 가능성을 높일 수 밖에 없다"며 "더욱이 이번에 계절조정 요인이 반영되면서 가계조사 연례 통계부분 조정 결과 지난 9월 빅 컷의 근거가 됐던 7월 실업률은 기존 4.25%에서 4.22%로 하향 조정됐다"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초 1월 금통위 3~4일 전까지의 데이터를 보고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한다고 언급한 점에 대해 임 연구원은 "한국의 주요 경제 데이터 발표가 없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 데이터 및 이에 다른 환율시장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봤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1450원대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1470원까지 상승했다"면서 "한은의 1월 동결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이미 상당부분 1월 금리인하를 선반영하면서 금리의 상방압력이 존재하는 가운데 국고 3년 입찰로 3년 지표와 비지표 간의 괴리가 지표 금리의 상승으로 다소 축소될 수 있는 점도 시장의 부담 요인"이라며 "지난 4분기 한-미 금리차는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준의 긴축으로 환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은은 환율을 더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미 금리는 점차 커플링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