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개헌 논의 필요”...여야 원로 한목소리

“승자독식 아닌 권력분산형 개헌”
尹 체포영장에 “옳지 않아” vs “거부 말아야”

여야 원로들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조속한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전직 국회의장·국무총리·당 대표들로 구성된 '나라를 사랑하는 원로 모임'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해 김진표·박병석 전 국회의장, 정운찬·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서청원·손학규·김무성 등 여야 정당 전직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간담회를 열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제 같은 승자독식 구조를 깨는 개헌과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지금의 위기 상황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부작용에서 오는 문제"라며 "권력분산형 개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가 필요하다"면서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고 대선과 같이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대철 헌정회장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선(先) 개헌·후(後) 대선'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병헌 대표는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개헌을 공약 1호로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무성 전 대표는 "현직 대통령이 국민이 보는 앞에서 체포되는 모습은 없어야겠다"고 했고, 손 전 대표는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무력 충돌 위협까지 하면서 대통령을 당장 체포하고 구속하는 게 맞느냐"면서 김 전 대표 의견에 뜻을 같이했다.

반면 정세균 전 총리는 "수사를 여러 번 기피했기 때문에 체포영장이 나온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법을 존중하지 않고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도 "법치와 민주주의를 본인 스스로 짓밟아서 발생한 일"이라면서 "대통령이 스스로 출두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이 문제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