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계열사 임원출신 다수‥견제기능 떨어져
지배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위해 선임되고 있는 사외이사들 중 1/3이 지배주주 및 경영진과의 이해관계자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제개혁연대는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총 79개 기업집단 소속 247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78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계열회사 경영진 출신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 및 경영진 및 지배주주와의 학연관계에 있는 사외이사는 모두 240명으로 32.9%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대는 좋은기업지배연구소와 공동으로 작성한 '객관적인 이해관계를 기준으로 한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독립성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배주주 및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한 사외이사들이 상당수 선임되고 있어 사외이사제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배주주 및 경영진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총 130명으로 분석대상 사외이사 748명의 17.8%에 달하며, 이 중 과거 계열사 임원출신은 모두 72명으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인 55.38%로 나타났다.
또 지배주주 등과 고교나 대학선후배사이 등 '학연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수도 110명으로 분석대상사외이사의 14.71%를 차지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많은 그룹은 LS, 한화, 현대차, 삼성, 광해방지사업단, 두산, 롯데그룹 등의 순이었으며, 학연 관계자가 많은 그룹은 두산, 삼성, 금호아시아나, 한진, 코오롱 등의 순이었다.
두산의 경우 6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31명 중 18명이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로 2006년부터 3년째 이해관계 사외이사를 가장 많이 선임한 그룹으로 조사됐으며, 한화그룹의 경우 5개 상장회사 사외이사 12명 중 10명이 이해관계 있는 사외이사로 전체 사외이사의 83.33%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지배주주 및 경영진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에게 지배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견제 및 감시기능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사외이사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자격요건 강화, 지배주주 및 경영진과의 관련성에 대한 공시 강화, 사외이사 선임시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 동일 기업집단 내 사외이사 겸직금지 등의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외이사를 직업별로 보면 기업인 출신이 222명(29.68%)으로 가장 많고, 학계 출신이 219명(29.28%), 공무원 등 관료출신이 150명(20.05%), 법조계 출신이 99명(13.24%)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법조계 출신의 사외이사 비율이 높은 그룹은 웅진, 현대중공업, 두산, 대한해운, 프라임그룹 등이며, 법조계 사외이사의 수가 많은 상위 4개 그룹은 두산,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이었다.
경제개혁연대는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들이 많은 기업들은 대부분 과거 지배주주들이 민형사상 문제가 있었던 기업집단으로 이들 사외이사는 지배주주 및 회사를 위한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소속이거나 회사 등을 상대로 소송하는 소송당사자의 대리인 소속이기 때문에 이해충돌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