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심판원, "자료부실…국세청 포상금 지급할 이유 없다"
탈세제보 포상금을 놓고 제보자와 국세청이 다툼을 벌인 끝에 국세청이 판정승을 거뒀다.
조세심판원은 제보자가 제출한 자료가 세무조사 및 탈세액 추징에 일정부분 도움이 됐지만 구체적인 증빙자료로 인정할 수 없는 '부실자료'이고 추징액도 포상금지급 기준에 미달, 포상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며 국세청의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4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모 기업체의 대표 B씨가 증여 목적으로 부동산을 타인에게 명의신탁했다가 양도하는 과정에서 탈세를 했다는 제보를 국세청에 제출했다. 탈세제보가 이뤄진 시점은 지난 2006년 9월경이었다.
국세청은 B씨의 부동산 내역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 A씨가 제보한 자료상 나타난 부동산 외에도 다수의 다른 토지가 함께 양도되는 등 탈세사실을 발견, B씨에게 양도세 7억1000여만원을 부과했다.
A씨는 이에 따라 1년뒤인 지난해 8월 국세청에 자신이 제보와 관련해 탈세제보포상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국세청은 포상금지급을 거부했다.
국세청은 "제보자의 제보는 단순히 풍문에 의해 B씨가 제보대상 토지를 엄청난 금액을 받고 팔았다는 내용과 증빙서류로 등기부등본 3매를 제출한 것이 고작"이라며 "조세탈루 확인이 가능한 구체적 증빙자료 제시가 없었을 뿐 아니라 제보에 의한 탈루세액이 5억원 미만이기 때문에 포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포상금 산출기준금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포상금지급대상이 된다는 이유로 포상금 지급거부를 한 것은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원에 불복청구를 제기했다.
조세심판원은 이에 대해 "실지조사 결과 청구인의 제보내용 중 조세탈루 목적의 명의신탁 등의 내용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고 제보자 스스로도 실질적인 증빙자료를 추가로 제시하지 못하는 등 사실관계 추가 확인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심판원은 이어 "당초 국세청은 탈세제보 내용만으로는 탈세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가 추후 자체적인 노력으로 더 많은 탈세사실을 추가로 적발해 양도세를 추징했다"며 "실질적으로 청구인의 제보를 바탕으로 일부 명의신탁 사실 적발로 추징된 세액은 1억원에 불과해 포상금산출 기준에(5억원) 미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세파라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2월말 탈세제보포상금 관련 지급규정을 개정해 종전까지 탈루세액 5억원 이상부터 포상금을 지급하던 것을 탈루세액 1억원 이상부터 포상금을 지급토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A씨는 2006년 9월이 아닌 2007년 2월 이후 탈세제보를 하고 또 이에 대한 세금추징이 이뤄졌다면 포상금산출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해, 포상금(추징세액의 5%)을 받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