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의 소속사인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의 회사가치를 부풀렸다는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회계사와 회계법인이 항고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회계사는 지난 2005년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의 회사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이병헌에 대한 일본 팬클럽 가입비 수입 중 이병헌에게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80%가 아닌 0%로 가정해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회계사와 회계법인이 각각 2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7부(부장판사 송영천)는 4일 판결문을 통해 "이병헌에게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0%로 한 것은 정당하다"며 "회계사와 회계법인에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플레이어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난 2005년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이병헌과 플레이어의 기존계약(2004년 7월경 만료됐으나, 구두로 갱신)에는 기본적으로 수입의 80%를 이병헌에게 연기자 수수료로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일본 팬클럽 사업은 신규사업이라 약정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또한 당시 플레이어는 일본지사인 플레이어재팬을 설립할 계획이었는데, 회계사는 플레이어재팬 설립 등에 지출될 투자비용을 고려해 일본 팬클럽 최초 가입비 수입에 대해 연기자 수수료를 0%로 두었다는 것.
이후 팬미팅, 팬미팅투어 등에서 발생되는 수입에 대해서는 연기자 수수료를 80%로 가정했다. 실제로 이병헌과 체결된 수수료 약정은 최초 가입비를 포함한 팬클럽 운영 수입에 대해 비용을 공제한 후 50%로 정해져 결과적으로 회계사의 수입배분 처리와 비슷하게 됐다.
서울고등법원은 "기존계약에 있었던 80%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 않고, 사업 초기 투자비용을 고려해 최초 가입비 수입과 그 이외의 팬클럽 운영수입의 수수료에 차등을 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일 뿐 고의로 진실을 감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고등법원은 "팬클럽 수입을 산정할 당시 엔화 환율이 하향 추세인 점을 감안해 평가시점보다 9원을 낮게 반영해 전체 평가금액을 약 215억원으로 산출한 후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임의로 30%를 할인한 금액인 150억원을 최종적 가치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보수적인 평가방법을 취한 것일 뿐, 굳이 150억원으로 회사 가치를 맞추려고 했으면 이병헌에 대한 연기자 수수료를 굳이 0%로 하는 등 굳이 어려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
한편 1심은 플레이어의 모회사인 팬텀엔터테인먼트가 당시 타 회사와 포괄적 주식교환계약을 맺어 플레이어의 회사 가치를 150억원으로 합의한 상태였는데, 만약 플레이어를 150억원 이하로 평가할 경우 주식교환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었던 상황이라 일부러 150억원에 맞춰 회사가치를 평가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