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 전 국세청장 재판부, 정 전 부산국세청장 직권신문
두 피고인 항소심 선고공판 24일 오전 예정
전군표(54) 전 국세청장의 수뢰사건 재판부인 부산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우성만 부장판사)는 14일 속행된 전 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정상곤(54)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증인으로 불러 2시간여 동안 직권 신문을 벌였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오늘은 재판부가 직권 신문을 하겠다"고 한 뒤 증인으로 나선 정 씨를 상대로 김상진(43) 씨로부터 받은 '1억원 용처수사'와 전 씨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을 하게 된 '폭로동기'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재판부는 우선 1억원 용처수사와 관련 "1억원 가운데 실제 전 씨에게 간 것은 3천만원 밖에 안되는데 사용처의 주 대상으로 전 씨를 지목한 것은 전후 사정상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물었다.
이에 정 씨는 "이 돈은 김상진 씨 돈이고, 저 돈은 누구 돈이고 이런 구분을 해서 돈을 쓴 것이 아니다"며 "당시 김상진 씨로부터 받은 돈 외 다른 돈이 있었고, 그 당시 주로 돈이 간 곳은 전 청장(전군표) 외 특별히 사용한 데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정 씨는 또 "조직의 수장을 폭로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각오가 있어야 하는데 폭로의 진정한 동기가 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처음에는 조직의 명예를 위해 함구했지만 당시 고혈압으로 몸이 안좋았고, 김상진 씨로부터 받은 1억원 용처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특검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 이상 버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 상납진술을 결심했다"며 1심 때와 같은 진술을 했다.
정 씨는 이어 재판부가 "전 씨에게 수시로 인사청탁을 위해 돈을 줬는데도 원하는 인사가 안돼 결국 무시를 당했는데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 부분은 저 상식하고 안 맞는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서류봉투에 현금 1천만원을 넣는 방법에 대해 돈을 가로로 넣었는지, 세로로 넣었는지 등 매우 세밀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던져 정 씨를 한 때 당황하게 만들었다.
전 씨는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청탁의 대가로 2006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현금 7천만원과 미화 1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전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24일 오전 9시30분 부산고법 30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며, 정 씨에 대한 선고재판은 전 씨에 대한 선고 직후인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있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