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의실적 1149시간-교수1인당 연평균(270시간) 4.25배
"아는 만큼 (후배들에게)아낌없이 주는 나무이고 싶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 5월16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했다. 한 국세청장은 1시간30여분 동안 새로운 국세청의 리더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참석한 세무관서장들에게 전했다.
한 국세청장은 "국세청은 청장이나 간부가 아닌 2만명 직원 각자가 이끌어나가는 조직"이라며 조직내부의 헌신·열정·창의를 가진 대표적 직원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이들이 국세청의 진정한 리더"라고 치켜세웠다.
한 국세청장이 이날 국세청의 리더로 꼽은 직원들은 ▲이창준 서울청 조사관 ▲오성필 중부청 조사관 ▲박창오 부산청 조사관 ▲조봉현 부산서 조사관 ▲강선경 동수원서 조사관 ▲한연호 교육원 사무관 ▲소진호 서울청 조사관 ▲이상모 국세청 조사관 ▲이광재 국세청 사무관 ▲북전주서 고영일 사무관 ▲최창근 서울청 조사관 ▲김진우 강서서 사무관 등 12명.
이들 중 일부를 조세일보가 직접 만나봤다. 좀 더 많은 핵심리더들을 소개하고 싶었으나 개인적인 이유로 나서기를 꺼리는 등 인터뷰를 사양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조세일보는 앞으로도 이들외에 국세청의 리더이자 실무 책임자인 [파워! 국세인]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나갈 예정이다. <편집자주>
한상률 국세청장이 "업무에(강의) 미친 사람"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한연호 사무관(사진). 그는 강의에 미친, 평범한 국세공무원이다.
한 사무관은 현재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양도소득세 담당 교수로 일하고 있다. 한 국세청장이 그를 극찬한 이유는 뭘까. 한꺼풀 벗겨본 '국세공무원교육원 한연호 교수'는 말 그대로 평범함의 껍질 속에 무한한 열정을 숨긴 국세공무원이었다.
일단 수치로도 그의 열정은 증명된다.
한 사무관이 지난 한해 동안 강의한 시간은 무려 1149시간. 이 같은 수치는 교육원 교수 1인당 연 평균 강의실적이 270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려 4.25배나 많은 실적이다. 한 사무관 한 명이 4명 이상의 몫을 해치웠다는 설명이 가능한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5월 현재까지 그는 327시간을 강단에 서 있었다. 단순히 시간만 '죽이는' 형태의 강의도 아니다. 지난해 강의만족도에 대한 교육원 자체성과평가 결과 95.11점을 받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교육생들은 한 사무관에 대해 ▲그의 열정을 1/10만 훔치고 싶다 ▲열정과 성실함에 반했다 ▲철저한 강의준비 및 많은 사례중심강의로 실무 및 이론정립에 큰 도움이 됐다는 등 강의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양과 질 모두를 만족시키는 강의, 강의에 미친 한 사무관만이 해낼 수 있는 일 이라고 주변 동료직원들은 치켜세웠다.
한 사무관은 이밖에도 과거 근무자들이 만들었던 강의교재를 답습하거나 일부분만을 수정 또는 보완하는 정도의 강의교재에서 탈피, 강의내용과 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킨 교재를 편집·발간하는 등 강의교재편찬에도 크게 기여했다.
현재는 각광받는 부서가 됐지만 사실 2, 3년 전의 국세공무원교육원은 승진 또는 보직관리에 있어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국세청에서는 '기피부서'였다.
교육원 근무를 자청한 것도 모자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강의에 임하는 이유는 뭘까?
한 사무관은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신규직원들에게 (제가)아는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고 싶다. 현재의 9급 직원들이 5년 후에는 국세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 사무관은 "후배들을 동생처럼 생각하는 마음과 아낌없이 주는 자세와 실력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자평했다.
더불어 세법 지식에 대한 질문이 아닌 인생 선배로서의 질문에 대해 성심껏 이야기 해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도 강의를 통한 자신의 '열정분출'의 한 원동력이라고 꼽았다.
한 사무관은 "후배들이 '최선을 다한 최고가 되고, 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며 "입사 5년 정도가 되면 자신에게 맞는 세법을 선택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 사무관은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해준 사람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준영 현 금천세무서장께서 제가 서울청 개인납세 2과에 근무하고 있었을 때 희망을 잃지 않도록 다독거려 주셨습니다. 오늘의 제가 있는 것은 그 분의 영향력이 큰 힘이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제가 국세공무원교육원에 자청한 것은 궁극적으로 제 삶의 터전을 만들어 준 '국세청'에 대한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국세청에 은혜를 갚는다는 생각으로 교육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라고 웃음지었다.
[프로필] 한연호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사무관)
▲1957년생 ▲전남 순천 ▲매산고 ▲서울산업대 ▲연대 대학원
▲순천서·벌교서·서광주서·인천서·서대문서·부천서·성북서, 서울청 개인납세2과, 국세청 조사국, 국세공무원교육원(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