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에 맺은 '우선채용' 합의는 강제성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6부(김병하 부장판사)는 기아자동차 노사가 맺은 우선채용 합의문을 근거로 정규직 채용을 요구한 전 기아차 계약직 사원 정모(24)씨의 사원확인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채용을 희망할 경우 인력 수급계획에 따라 신규채용 시 적합한 인원에 한해 우선채용키로 한다'는 합의문 조항을 원고의 채용 신청만으로 회사가 당연히 채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당시 노사가 '1년 간 근무한 계약직 사원은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합의했었는데 원고는 계약직 근무 도중 군 복무로 회사를 그만둬 불이익을 입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당시 회사가 계약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반드시 전환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며 군 복무 때문에 취업에 불이익을 준 것은 사측의 권리남용이라는 정씨의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정씨는 2003년 5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기아차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근무한 뒤 입대했으며, 이 사이 기아차 노사는 '1년 간 근무한 계약직 사원은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군미필자의 경우 제대 후 채용을 희망할 경우 신규채용 시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을 채택했다.
이후 정씨는 2006년 제대한 뒤 기아차에 정규직 채용을 신청했으나 사측은 '현재 인력 수급상황 상 채용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정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