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요건을 충족해 물납 신청한 토지를 일선 세무관서에서 관리·처분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거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물납과 관련해 법으로 정해져 있는 납세자의 권리를 일선 세무관서장이 나름대로의 '재량'에 따라 가부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 결정의 요지.
심판원은 28일 지난 1월 세무서로부터 토지물납신청을 거부당한 뒤 심판원에 과세불복을 제기한 납세자 A씨의 심판청구를 인용결정했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납세자 A씨는 부친으로부터 받은 상속재산 중 3억원 상당을 토지로 내겠다며 물납신청을 했다. 그러나 관할 세무서는 A씨의 신청을 거부했다. 물납대상 토지가 도시계획법상 이용에 많은 제약이 있어 관리·처분이 어렵다는 것이 거부의 이유.
A씨는 이에 "국세 현금납부 원칙의 예외로 물납권익을 법으로 보장한 점, 허가요건이 법령화되어 있고 요건해당여부 판단에 과세관청의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리·처분이 부적당하다는 이유로 물납신청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물납토지 외에도 상속받은 다른 재산이 있는데도 물납신청시 이를 제외했고 물납지는 현재 감나무가 심어져 있는 등 관리·처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 인접해 개발이 제한, '환가(換價)'가 어려워 물납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현행 법상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토지의 경우 물납허가를 하지 않을 수 있거 물납대상재산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해당토지는 묘지가 없고 공유재산이 아닌 만큼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토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판원은 "현행 법상 물납의 경우 행정편의주의적 유추해석과 확장해석은 허용되지 않으며 허가요건이 법률에 명시, 요건 해당여부판단에 과세관청의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도시계획법상 토지이용에 제약이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물납허가를 거부한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