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매출 29조 한전‥실적 부풀려 상여금 '파티'
주공·토공, 높은 매출 올려 버젓이 '방만경영'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 1단계 조치 발표가 코 앞(11일)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해 공기업들의 매출 및 순이익 규모가 공개됐다. 한국전력, 산업은행 등 25개 공기업들은 적게는 수 백억원에서 많게는 수 십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등 공개대상 공기업들 중 일부는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대부분 수 십억원에서 수 조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남는 장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 공기업들은 감사원의 감사결과 풍족한 매출을 올려 버젓이 '방만경영'에 돈을 펑펑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 주요 공기업 2007년 매출액은?= 6일 재계전문사이트인 재벌닷컴이 공개한 25개 주요공기업 2007년도 경영현황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해 28조9839억원의 매출액과 1조55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2006년)대비 7.4%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4.8% 감소했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해 14조2608억원의 매출액과 36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51.7%가 증가했다.
한국산업은행은 12조5787억원의 매출과 2조4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는 각각 6조8063억원, 6조6706억원의 매출액과, 9692억원, 56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마사회도 경마애호가들의 힘입어 6조5404억원의 매출액과 20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06년 당기순이익 마이너스 52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3조5703억원의 매출과 13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흑자로 전환했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수자원 공사는 각각 매출 3조3036억원, 1조8129억원을 냈지만 2006년에 비해 각각 8.3%, 31.4%가 감소한 당기순이익(538억원, 148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는 1조950억원의 매출과 20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한국관광공사는 직전년에 비해 189.0%나 증가한 5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매출액 4578억원). 그러나 대한석탄공사는 200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 마이너스 9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그 많은 '이익', 누가 '더' 먹었을까?"= 천문학적 규모의 매출을 올린 일부 공기업들을 포함해 많은 수의 공기업들이 방만경영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공기업들은 버젓이 자행하고 있었다.
매출액 등 공개대상 25개 공기업 중 전체 매출액 1위를 차지한 한국전력은 감사원 감사결과 허위로 경영실적으로 높은 경영평가 점수를 받은 뒤 이를 토대로 수 백억원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그들만의 파티'를 벌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뚜렷한 명분 없이 소속 직원들에게 십 수억원의 시간 외 근무수당을 추가로 지급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6조원이 넘는 매출과 함께 39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대한주택공사는 감사원 감사결과 수 년 동안 편법회계처리를 통해 300억원이 넘는 직원복지비를 사용하는 '모럴 헤저드'를 실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마사회는 '땅부자' 퇴직임직원들에게 장애인이나 독립유공자, 노인 등 사회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임대하도록 한 각종 고객편의시실을 임대해주는 한편 편법 급여 인상, 시간외 수당 지급 등 방만경영을 일삼아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과 더불어 1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대한석탄공사는 외주용역업체가 허위로 작성한 용역비 내용을 제대로 검증도 안해 보고 4억원의 용역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등 부실경영을 실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액 14조2608억원과 전년대비 51.7% 증가한 36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한국가스공사도 '집부자' 직원들에게 주택자금을 빌려 주는 것도 모자라 과다한 연차수당을 지급하는 등 자기 식구들의 배를 불리는데 주력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