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한은의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음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키로 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제금융시장, 원유가격 동향, 실물경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낮은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더 내려가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면서 "7월에 소비자물가가 5.9%에 이르렀으며 8월과 9월에도 만만치 않은 상승률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이런 것을 염두에 두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한은이 지난 7월에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하반기의 소비자물가가 5.2%로 봤었는데 지금 와서는 그 보다 조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이런 발언은 소비자물가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도 있거나 금리 인하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수출의 경우 대상국이 다변화됐고 중국처럼 개발도상에 있는 나라의 성장률이 괜찮기 때문에 수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면서 "성장률은 당분간 좀 낮아지겠으나 7월 초 발표했던 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실질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이 경기를 크게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부담 증가→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거라는 우려에 대해 "가계 부문은 원리금 상환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영세기업, 종소기업 쪽은 내수가 나빠져 부실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조금씩 악화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불안의 시발점이 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향후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전망에 대해 이 총재는 "몇년 전 수준으로 금방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1차 오일쇼크 때와 달리 중국, 인도 등 거대 인구를 가진 국가들이 시장 경제권에 편입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최근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것 뿐이지 현재의 유가가 그렇게 만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