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만 1조5755억원을 떠 안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편법을 동원해 사내복지기금을 임직원 대학생자녀 학자금과 명절기념품비 등으로 물 쓰듯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행 사내근로복지기금법상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은 무상지원이 아닌 대부(貸付)를 하게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는 이를 어긴 채 학자금을 지급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1일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을 적발했으며 수자원공사에 적발된 문제점 등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지난 2003년 156억원을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출연하는 등 지난해 까지 5년간 691억원의 복지기금을 출연한 뒤 이 가운데 51억8500만원을 임직원들의 대학생 자녀 교재구입비 등 학자금 명목으로 무상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사내근로복지기금법상 학자금은 무상지원이 아닌 대부사업으로 하도록 되어 있고, 공사정관상에도 복지기금 수혜대상에 공사 임원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수자원공사가 임원 자녀들의 교육비를 챙겨준 것은 사실상 '편법지원'이나 다름없는 셈.
수자원공사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임원 20명에게 명절기념품 지원 명목으로 3900여만원을 복지기금 재원으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자원공사는 또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임금과 유사한 급여성 경비로 지급되어서는 안된다'는 현행 법령을 무시하고 노동조합의 요구라는 명분을 달아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총 192억여원의 '급여성격'의 돈을 복지기금에서 현금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대학생자녀 학자금 무상지원제도를 대부제도로 전환하고 지원대상이 아닌 임원에게 기금자금을 지원하는 등 급여성 경비를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사내근로복지기금 지원에 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는 또 외부기관에 파견된 직원들에게 임차사택 보증금을 지원하는 것도 모자라 파견직원에게 파견기간 전부를 '출장'으로 처리해 출장비까지 지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감사원 감사결과 수자원공사 직원 A씨의 경우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건교부(현 국토부)파견근무를 하면서 숙박비, 일비, 식비 등으로 구성된 파견여비(출장비) 460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수자원공사는 배우자 건강검진비 등 16개 급여성 복리후생 예산 170억여원을 피복비 등 비급여성 예산으로 변칙 편성해 지급, 결과적으로 직원 1인당 450만원 가량의 급여를 더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감사원이 지난해 장기근속격려금 등을 폐지하도록 요구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변칙적으로 운용 39억여원의 예산을 편성 집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해에 '경로효도비수당'을 신설, 임직원들에게 1인당 30만원씩 총 12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시내교통비 집행도 엉망이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총 296명의 직원 중 273명이 실제로 나가지도 않은 공무외출을 신고했음에도 불구 이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 시내교통비 예산 7000만원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측에 장기근속격려금과 경로효도비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는 한편 실제 공무외출을 실시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교통비를 집행하는 일이 없도록 시내교통비 집행업무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수자원공사는 이와 함께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하도록 되어 있는 임시사택을 2주택을 소유한 직원들에게까지 부당하게 지원, 26억원을 헛되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감사결과 수자원공사의 한 직원은 보증금 6500만원짜리 임시사택을 지원 받아 살다 본인 명의의 아파트를 구입한 뒤 임시사택을 제3자에게 전세를 내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임시사택 부당수혜자에 대해 사택반납 및 징계 등 제재조치를 취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