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인 사면 나도 부정적이지만‥"

"기업인 해외활동불편과 투자위축 감안해 결단"

정부는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건국60주년을 맞은 8.15 광복절 대사면 대상자 34만명을 의결·확정하고 법무부를 통해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사면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이른바 빅3를 포함해 나승렬(前 거평그룹 회장), 최순영(前 신동아그룹 회장), 김동진(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영진(前 진도 회장), 김윤규(前 현대건설 대표이사), 손길승(前 SK그룹 및 전경련 회장), 안병균(前 나산그룹 회장), 엄상호(前 건영그룹 회장) 최원석(前 동아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대상자가 대거 포함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인들의 사면에 대해 일각에서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고심이 많았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이다"면서도 "하지만 기업인들이 해외활동에 불편을 겪고,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면을 계기로 대기업들이 보다 공격적 경영에 나서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로 상생협력을 해달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법질서를 엄정히 지켜나간다는 새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이번 사면은 현 정부 출범 이전에 법을 어긴 사안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새 정부 임기중 발생하는 부정과 비리에 대해서는 공직자와 기업인을 불문하고 단호히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새 정부 출범 후에 빚어지는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일체 사면복권이 없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대기업들도 투명, 윤리경영으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국무회의 토론과정에서도 대기업들이 좀더 사회적 공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정치인에 대해서도 역시 화합과 탕평의 정신으로 고루 사면대상에 포함시켰다. 다만 추징금을 납세하지 않았거나 하는 문제가 있는 분들은 마지막 과정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