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12일 정부가 발표한 `제1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성공을 거두기 위한 조건으로 "공기업 스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과 함께 공기업의 민영화와 통폐합, 기능조정 등 공공부분 선진화에 대한 로드맵을 조율하고 있는 임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기업을 민영화한다고 시장에 내놓기는 쉽지만 그렇다 해도 좋은 회사를 만들지 못하면 팔리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1단계 선진화 조치의 개혁 강도와 범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민영화 대상 공기업 숫자도 적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지금까지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것도 민영화를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그런 부분부터 발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기업을 민영화한다는 것은 막대한 재산을 시장에서 판다는 것"이라며 "이번에 민영화하겠다고 발표한 공기업들도 주식시장 여건이 안 좋아 결국 대기업이나 외국자본, 또는 연기금이 흡수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요컨대 여론에 떼밀려 대책 없이 덜컥 민영화 계획만 발표할 경우 자금사정이 풍부한 외국기업이나 일부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임 정책위의장은 공기업이 몸집을 줄이고 나름의 `블루오션'을 찾아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를 `창조적 비전'이라는 말로 압축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공기업들이 국내에서만 경쟁하면 제한된 떡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이제는 공기업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창조적 비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 가보면 신도시를 개발하는 곳이 많다"며 "가령 여기에 한국토지공사가 진출한다면 그동안 경험도 있고 공사형태이기 때문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다음은 임 정책위의장과 일문일답.
--1차 선진화 계획에 대해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불만이다.
▲어차피 공적자금이 투입된 공기업도 민영화 못하고 있었다. 민영화 한다는 게 막대한 재산을 시장에 파는 것인 데 주식상황이 안 좋다. 결국 돈 많은 외국자본이나 아니면 대기업, 연금에 넘어갈 수도 있다.
지금 발표한 것도 시장에서 다 소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공기업 나름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살아 남는다.
--공기업이 살아남을 방법이 무엇인가.
▲창조적 비전을 갖고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까 고민해야 한다. 한전이 대표적이다. 전기 품질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난 한전이 외국에 가서 발전소를 수출하면 경쟁력이 있다.
또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서 토공이 그쪽 정부를 상대로 신도시 건설권을 따면 토공이 공사형태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어 더 쉽지 않겠나 생각한다.
--정부에서 지원할 것은 없나.
▲주로 감사원의 감사태도가 고쳐져야 한다. 또 공기업이 해외에 나가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 우리 나라 모든 공직자와 공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도 바꿔야 한다.
--태도가 쉽게 변하겠나.
▲토공 같은 데가 그동안 개혁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나. 좋은 모델을 하나 만들면 다른 것도 뒤따라간다. 그때는 두려움 없이 민영화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