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자당몫 상임위원장 후보를 잠정 결정했지만 일부 상임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홍준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지도부는 기획재정위 등 11개 상임위 위원장 선임안을 이미 최고위원회에 보고한 상태.
그러나 문화관광, 정보, 통일외교통상 등 일부 경합 상임위 선정 결과를 둘러싸고, 후보 물망에 올랐던 3선 의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경선 실시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권영세 의원과 박진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각 정보위와 통일외교통상위 위원장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내 지도부 차원에선 정보위와 통일외교통상위 위원장에 각각 최병국, 남경필 의원을 후보로 낙점했지만 일방적인 원내대표단의 선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다.
권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장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사실상 주도하게 되는 데 이런 자리를 단지 선수와 재직연한에 의해 기계적으로 정하고 이를 강요하는 식의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회가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능력있고 전문성 있는 분들이 해당 상임위를 이끌어야 한다"며 경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도 "외교안보 상황에서 통일.외교.통상 분야에서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상임위원장은 전문성과 경륜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당헌.당규상 상임위 후보자가 조정되지 않을 경우 의총에서 선거를 통해 정하도록 돼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선수나 재직연수만으로 획일적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비민주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고흥길-정병국 의원간 경쟁이 치열했던 문광위의 경우도 연장자인 고 의원이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맡고 정 의원은 후반기에 배려하겠다는 것이 원내 지도부의 구상.
그러나 정 의원측은 "마지막까지 조율을 계속하겠지만 조율이 안된다면 경선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현재로선 경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4선인 김영선 의원이 논란 끝에 맡는 것으로 된 정무 또는 보건복지위원장도 심재철 의원이 경선 불사 입장을 밝히고 있고, 행정안정위원장으로 낙점된 조진형 의원도 이병석 의원으로 방향을 잡은 국토해양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경선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원내대표단은 경선이 불가피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겠다면서 일부 상임위원장 내정자 가운데 다른 상임위를 원하는 경우엔 다른 인사로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에는 상임위원장 경선을 하도록 돼 있지만 경선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과거 관례를 보면 원내대표단에서 조정을 했다"면서 "일부 내정된 분들 중 다른 자리로 갔으면 좋겠다는 분들은 그 자리에 다른 분을 충원하고 그 분은 경선을 하든지, 재량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끝까지 경선을 요구한다면 다른 방법이 없지만 마지막까지 조정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최고위에 보고됐고 원내대표단 30명이 의견을 모아 취합한 것인 데 경선을 한다고 크게 달라지겠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