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일 발표한 8.15 특별사면에는 공무원이 무려 32만8335명이나 들어있다.
전체 사면대상 34만1864명의 96%에 이른다. 재벌총수들이 대거 포함되는 바람에 눈길이 그쪽으로 쏠리긴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공무원 대사면'이다.
이번 사면은 정직 감봉 견책 경고 등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의 징계기록을 모두 없애주는 게 골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속 강조돼 온 '마인드 개혁' 드라이브에 지치고 토라진 공무원들을 다독이기 위한 정치적 배려라는 지적도 그래서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수는 95만1920명. 3명중 1명꼴로 사면의 혜택을 받은 셈이다.
이번 공무원 사면은 건국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지난 98년과 2003년에도 공무원들에 대한 사면을 단행했지만 대상은 각각 16만여명, 12만여명에 불과했다.
행안부는 이번 공무원 사면대상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과거보다 '경고·주의·훈계'를 받은 공무원 숫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면 공무원들을 유형별로 보면 ▲징계처분 3만6935명(정직 2666명, 감봉 4929명, 견책 1만6685명, 불문경고 1만2655명) ▲경고·주의·훈계 29만1400명 등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과거 2003년 사면때는 12만5천명중에 경고 주의 훈계가 7만5000명으로 약 60%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경고 주의 훈계를 받은 공무원이 전체 공무원 사면대상의 88%인 29만여명에 달했다"면서 "경고 등이 늘어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