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검찰에 와…묵비권 행사하겠다"
KBS 정연주 전 사장의 `배임'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박은석 부장검사)는 12일 정 전 사장을 전격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11일 해임이 결정된 정 전 사장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방배동 자택에 머물고 있던 정 전 사장을 체포했다.
정 전 사장은 4시50분께 수사관 3명에 의해 구인된 채 검찰청사에 도착한 뒤 곧장 10층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1978년 긴급조치로 구속이 됐는데 30년 만에 다시 검찰에 오게 됐다. 나에게는 검찰에 오지 않을 힘이 없기 때문에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배임 혐의로 정 전 사장을 5차례 소환했으나 응하지 않자 강제로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은 그에 대해 구속영장은 청구하지 않을 방침이며 대검 회계분석팀에 의뢰한 배임액 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불구속 기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사장 변호인단은 논평을 내고 "정 전 사장에게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도 도주우려ㆍ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점에서 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정 전 사장에 체포는 `수사의 목적'이 아닌 `압박의 목적'이라는 정당하지 않은 목적을 위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검찰이 관계자 조사를 모두 끝낸 상황에서 정 전 사장의 진술은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정 전 사장이 검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KBS는 세무당국이 부과한 2천300억원의 법인세 등에 대해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하고도 항소심 과정에서 500여억원을 환급받기로 합의한 뒤 소송을 취하해 이를 두고 "정 전 사장이 개인적 이유로 회사에 손실을 입히고 소송을 서둘러 포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