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넘게 끌어온 18대 국회의 정상화 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라는 법 하나에 가로막혀 있다.
민주당이 가축법 개정안 합의를 국회 원구성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이후 여야는 더 이상 히든카드를 내기 어려울 정도로 지루한 협상을 전개해왔다.
현재 가축법의 최대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이미 타결된 한미쇠고기 협정을 개정될 가축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느냐 하는 문제이다.
한나라당은 개정안이 한미쇠고기협상의 내용을 건드릴 경우 협정 내용을 뒤집는 것일 뿐만 아니라 통상마찰 등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개정안 부칙에 한미간 협상 결과를 예외로 하는 내용을 명기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협상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석달 가까이 국회가 파행을 겪었는데 한미 쇠고기 협상을 예외로 하는 조항을 법 부칙에 명문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서고 있다.
두번째 쟁점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수입 재개시 국회가 일정 부분 관여할 조항을 포함시키는 문제다.
여야는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다고 한미간 합의가 이뤄져 있다는 점에 착안, 국민의 신뢰가 회복됐는지에 대한 판단을 국회가 하도록 하는 조항을 명문화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국회의 판단 방법을 놓고 한나라당은 수입재개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의 의결이 필요한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더욱 강한 절차적 요건을 두자고 맞서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부칙에 한미쇠고기협상의 불소급 원칙을 적시한 뒤 그 단서로 국회의 심의권을 명문화하자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부칙을 아예 삭제하고 본문에다 국회의 동의권을 명시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기서 더 나아가 다른 국가의 광우병 발생시에도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수입 중지 및 재개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을 별도로 신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쇠고기 수입 여부를 헌법상 국회의 동의 대상으로 규정할 경우 위헌이라는 지적이 많아 민주당이 수세에 처한 형국이다. 민주당 관계자도 "동의냐, 심의냐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언급, 양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머지 쟁점인 광우병 발생시 5년간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수입금지 대상에 내장까지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