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체납 800명·3조5천억 신규공개…금지금업체 대거 포함
국세청이 10억원 이상의 국세를 체납하고도 2년이 넘도록 내지 않고 있는 고액체납자 3552명 가운데 올해 처음 명단공개 대상이 된 800명에 대해서만 성명과 상호, 연령, 직업, 주소 등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새롭게 고액체납자 공개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된 800명이 체납한 세금규모는 무려 3조5000억원. 1인당 평균 43억 7500만원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4년 1500억여원을 체납해 명단이 공개된 이후 가산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작년에는 체납규모를 2225억원까지 늘려가며 명단공개 대상 중에 4년 연속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던 정태수 前한보그룹 회장 등은 공개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공개대상에서 빠졌다.
공개대상에는 빠졌지만 정태수 前회장과 1073억원을 체납한 최순영 前대한생명보험 대표이사, 정태수 前회장의 아들 정보근씨는 아직까지 고액체납자 상위 1, 2, 3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정태수씨의 명단이 공개대상에서 빠짐에 따라 지난 2005년 부가가치세 부당환급이 문제가 돼 이듬해인 2006년 일제세무조사를 받았던 금지금업자들이 개인과 법인의 공개대상 상위 10위에 무더기로 이름을 올렸다.
법인의 경우는 ▲금지금업체 (주)참신무역 1074억 ▲(주)골드매니저 940억 ▲(주)동화금은 576억 ▲(주)대신골드 458억 ▲다단계업체인 (주)제이유네트워크 434억 ▲(주)케이티엑스골드 349억 ▲금지금업체 (주)성민지앤에스 337억 ▲(주)파빌리온쥬얼리 329억 ▲(주)엠제이골드 314억 ▲(주)신세계골드 289억원 등이 각각 1위부터 10위를 차지했다.
개인의 경우는 금지금업체인 법인들의 체납으로 법인대표자가 2차 납세의무자로서 대거 상위에 명단을 올렸다.
금지금업체인 (주)참신무역의 제2차납세의무자인 김효중씨가 법인세 등 2개 세목에서 582억원을 체납해 공개대상 가운데선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부가가치세 등 463억원을 체납한 다단계업체 (주)숭민산업 이광남씨가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금지금업체 (주)엠엔비골드의 2차납세의무자 심재일 424억 ▲금지금업체 (주)룩엔유스 2차납세의무자 이남종 325억 ▲퍼스트골드(주) 정준영 305억 등의 순서로 랭크됐다.
국세청 허장욱 납세지원국장은 "고액체납자 명단공개는 직접적인 징수수단은 아니지만 체납발생을 축소하는 심리적 효과와 은닉재산을 찾아내기 위한 시민감시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다"며 "명단공개 이후 현금징수나 확보된 채권은 2766억원"이라고 밝혔다.
정태수씨 등이 명단공개에서 빠진 이유와 관련 허 국장은 "수차에 걸쳐 공개를 했지만 한번 공개한 것을 또 하고 해마다 하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보니 행정능률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심의과정을 거쳐 신규체납자만 공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