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청탁 금품수수' 김 前 의원 공판 증언
한국석유공사의 유전개발 사업과 관련해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된 김상현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에 대한 공판에서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대표가 자신이 김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경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대표는 "작년 10월 서울 모 한정식집에서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과 동석해 김 전 의원과 식사를 했고 식당을 나오며 그의 차 트렁크에 6천만 원이 든 쇼핑백을 직접 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이라크 광구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공사 측에서 자신을 탐탁지 않게 생각해 고교 동창이자 김 전 의원의 보좌관인 이모 씨를 통해 김 전 의원을 만난 뒤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했고 김 전 의원이 8.15 사면을 위해 추징금을 내야 하니 도와달라고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라크 내에서의 자신의 위치에 대해 제프리 존스 전 회장이 설명하면 김 전 의원에게 사업 전망 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이씨의 지적에 따라 식사 장소에 그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앞서 전달한 1억 원에 대해서는 "평소 김 전 의원을 존경해 추징금 내는 것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가 석유공사 측에 나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며 청탁 의도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 전 의원은 "이씨의 주선으로 최 대표를 만났을 때 컨소시엄에 대해 대화한 일이 없으며 석유공사 사장이 누구인지는 검찰 조사에서 알았다. 내가 석유공사 사장이나 임원을 알지도 못하는데 도와준다고 이야기했겠느냐"며 직접 반대 신문했다.
변호인은 최 대표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려고 문제가 된 한정식집 주변 약도를 제시하며 돈을 전달할 당시의 상황과 쇼핑 백의 크기, 무게, 차량의 위치 등을 꼼꼼하게 따져 물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중순 이라크 광구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석유공사 사장에게 부탁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최 대표에게서 1억 원을 받고 이어 같은 해 10월 하순 모 한정식집에서 6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앞선 공판에서 "대가성 없는 돈 1억 원을 받았을 뿐"이라고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