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까지 체포 조사할 사안인가" 반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타사의 차트 프로그램을 무단 사용한 혐의로 국내 굴지의 IT서비스 기업인 LG CNS 신재철 대표를 26일 불구속입건했다.
신 대표는 전날 오후 체포돼 밤늦게까지 8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4년 스페인의 프로그램업체인 스티마소프트웨어 에스엘(이하 스티마)이 개발한 `티차트' 프로그램을 작년까지 저작자의 동의없이 불법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티차트'는 도표와 그래픽을 표현하는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로 국내 모 IT업체가 자사의 인사.예산 프로그램인 `가우스'에 포함해 CNS, 삼성 SDS 등 관련 업체들에 팔아온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정부는 처음에는 이 제품에 대해 정식인증을 내줬다가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자 뒤늦게 불법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을 판매한 해당업체도 지난 2월 법원에서 범죄사실이 인정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작년 11월 LG CNS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문제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 신 대표에게 3차례 소환조사를 통보했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해 잘 아는 실무자를 보내겠다"며 불응하자 25일 신 대표를 전격 체포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그동안 수차례 소환을 통보했지만 모두 거부해 정식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일 뿐"이라며 "원칙대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정부가 인증한 프로그램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한 것인데 그것이 불법이라면 정부가 불법소프트웨어를 구매토록 권유한 셈"이라며 "이런 일로 대표를 체포해 조사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또 "다른 경찰서는 이미 동일한 사안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며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범죄가 되지 않는 건을 고소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방해한 것에 대해 모든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LG CNS는 삼성 SDS와 관련 업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작년 매출액은 2조2천억원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