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3.8%…3년만에 최저
3분기 실질 국민 총소득(GNI)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다. 고유가로 무역손실이 크게 늘면서 경제의 외형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질 국민소득은 뒷걸음친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민간소비와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 10월 발표한 속보치(3.9%)보다 낮은 3.8%를 기록해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8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GNI는 전기대비 3.7% 감소해 1998년 1분기(-9.6%)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도 3.5% 감소해 1998년 4분기(-6.1%) 이후 가장 나빴다.
실질 GNI는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소득지표로, 이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구매력이 떨어져 국민의 체감 경기와 호주머니 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뜻한다.
실질소득이 뒷걸음친 것은 3분기에 유가 등 원자재 값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실질 무역 손실액이 33조4천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즉 수출 가격보다 수입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무역을 한 결과 오히려 손해를 봤고 국민의 실질소득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민 총처분 가능소득은 전기 대비 0.4% 줄어 1998년 3분기의 -1.0% 이후 최악으로 추락했다.
총저축률도 전분기 31.9%에서 30.5%로 하락했다.
3분기 국내 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5%, 작년 동기 대비로는 3.8% 성장해 10월 발표한 속보치보다 각각 0.1%포인트 낮아졌다. 전기 대비로는 2004년 3분기(0.5%), 작년 동기 대비로는 2005년 2분기(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속보치 이후 입수한 산업생산지수와 금융기관 등의 분기 결산 자료 등이 추가 반영되면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GDP 성장률을 경제활동 별로 보면 제조업은 석유화학, 산업용 기계 등이 증가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이 부진하면서 전기대비 0.3% 성장에 그쳤다.
건설업은 전기대비 0.9% 성장했으나 이는 전분기 낮은 수준(-2.4%)에 대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서비스업은 부동산, 오락문화 서비스업, 통신업 등이 감소로 전환된데다 금융보험업도 부진해 전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고 금융과 보험, 통신 등 서비스 소비 지출이 부진하면서 전기 대비 0.1% 증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2.1% 증가했고 건설투자 성장률은 0%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재화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등이 부진해 전기대비 1.9% 감소했다. 재화수출이 전기 대비 감소한 것은 올해 1분기 (-1.8%) 이후 2분기 만이며 감소 폭은 2001년 2분기(-5.4%) 이후 최대 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