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연말정산안내책자 인쇄 못하고 '조바심'
지난해 중복공제 배제로 납세자들 불만 가득
올해 허용한다던 재정부, 아직 결론 못 내려
"신용카드로 계산한 의료비는 카드공제에 포함해야 하나요?"
근로자 연말정산을 안내하느라 정신이 없는 12월이지만 국세청이 납세자들의 물음에 아직까지도 확정적으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의료비와 신용카드의 중복공제 허용여부다.
연말정산을 준비하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의료비를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등으로 결제했을 경우 의료비공제항목에 포함시켜야 할지, 신용카드공제항목에 포함시켜야할지, 아니면 양쪽 모두에 포함시켜 중복공제를 적용할지 고민스럽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일 "의료비와 신용카드 중복공제를 재차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적용할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의료비를 등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의료비공제와 신용카드공제를 함께 받아 왔지만, 재정부는 지난해 연말정산에서부터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중복공제를 못하도록 해 왔다.
문제는 이처럼 중복공제를 하지 못하도록 하자 복잡해진 절차에 대한 납세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온 것.
비록 법령개정 이후 신용카드사 등에서 의료비와 일반 카드사용액을 구분한 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해주고는 있지만 총 급여액의 3%이상을 지출했을 때에만 공제해주고 있는 의료비공제와 총 급여액의 20% 초과 지출액의 20% 공제(500만원 한도)를 해주고 있는 신용카드 공제의 '교집합'을 찾아 걸러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드로 결제한 의료비를 의료비 공제에 포함시킬 경우 총 급여액의 3%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신용카드공제액으로 돌려야하는데 일반인들이 이런 부분까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지난 10월 "의료비와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중복공제를 다시 허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국세청이 연말정산 납세자 안내활동을 벌이는 12월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 재정부는 아직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국세청은 지난 1일부터 '올해부터 달라지는 연말정산' 등 안내를 시작했다.
다급해진 것은 국세청이다.
국세청은 당장 이번 주, 늦어도 다음주 중으로 해마다 발간하고 있는 '알기 쉬운 연말정산' 책자와 올해부터 새롭게 찍어내게 된 '연말정산 상담사례 안내'책자를 인쇄해야 하는데, 의료비공제와 신용카드 공제부분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
또 연말정산 전산시스템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도 이런 변경되는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재정부가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납세자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중복공제나 이런 부분들이 정리가 돼야 확실하게 안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부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며 "일단 건의를 해 놓은 상태인데 12월 중순까지는 결론을 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각종 세법 개정안의 입법절차 때문에 중복공제 문제를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다"며 "며칠 안으로 최대한 빨리 올해 적용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