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교수 등 포함…"조사대상 외 603명 리스트 확보…중점 관리"
국세청이 마카오나 라스베가스 등 해외카지노를 수시로 출입하며 해외 원정도박을 하거나 회사카드를 이용해 호화·사치품을 사들인 외화낭비 혐의자들에 대해 3일 전국 동시 일제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회사 임직원과 그 가족이 해외에서 법인카드를 이용해 호화·사치품을 구입한 법인대표 5명을 포함해 해외카지노를 수시로 출입하며 고액의 외화를 탕진한 병원장 4명, 개인사업자 3명, 변호사 1명, 교수 1명, 회사원 1명, 무직 1명 등 모두 16명.
국세청은 3일 "금융위기로 환율이 폭등하고 내수위축 등 국내 경제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원정도박을 하거나 법인카드로 호화·사치품을 구입, 건전한 경제질서를 저해하는 무분별한 외화낭비자에 대해 3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세청 이현동 조사국장은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정기세무조사를 전면 유예하지만 경제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탈세와 외화낭비 혐의자 619명을 분석해 그 중 혐의가 큰 16명을 조사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에 따르면 ▲기업의 탈루소득으로 마카오, 라스베가스 등 해외카지노를 수시로 출입하며 고액의 외화를 탕진한 도박혐의 6명 ▲임직원이나 가족이 해외에서 법인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호화·사치품을 구입하거나 해외여행경비에 사적으로 유용한 5명이 조사대상.
또 ▲해외에 거주하는 배우자 등에게 부동산 취득자금을 편법으로 증여하거나 해외부동산 양도소득을 무신고한 1명 ▲탈루소득으로 가족 등 타인 명의를 이용해 100만불 이상의 환투기 혐의자 4명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이 국장은 "이번 조사는 지방청의 정예조사요원을 동원해 전국 동시에 착수했다"며 "조사대상자의 관련인·관련기업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자금추적이 필요한 경우에는 금융추적조사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 분석대상엔 포함됐지만 비교적 혐의가 적어 이번 조사대상에서 빠진 603명에 대해서도 이들의 리스트를 별도로 관리, 앞으로 도박 등이 추가될 경우에는 언제라도 조사에 나서겠다는 것이 국세청 설명.
이 국장은 "조사과정에서 장부파기·은닉, 이중장부 작성 등 부정한 세금포탈 사실이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으로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며 "환치기계좌 송금이나 해외부동산 무신고 취득 등 다른 법규 위반사실이 확인돼도 즉시 관계기관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