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라는 세금은 내지 않는 등 납세의무는 소홀히 한 채 법인카드로 억대의 보석을 사들이거나 해외에서 도박을 벌여 외화를 탕진하는 등 '비뚤어진 사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국세청이 3일 일제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 16명은 회사를 설립했다가 폐업하는 형식을 갖추는 등 세금탈루 방법은 기막히게 찾아가며 도박 등을 즐겼다. 탈세에 쓰는 두뇌의 절반만 도박에 썼더라도 외화탕진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 도박에 눈먼 그들…얼마나 도박을 하고 싶었으면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회사대표 A씨는 고의로 영업 중인 법인을 폐업하고 상호만 변경해 새로운 법인을 신설했다. 폐업법인의 매출채권을 회수해 해외 카지노에서 쓸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
국세청은 A씨가 도박자금으로 회사 돈을 유용한 뒤 거액의 외화를 탕진한 혐의를 잡고 있다.
도박에 빠지기는 개인이나 법인이나 마찬가지.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B씨는 현금으로 수취한 임대소득을 신고 누락하거나, 신고 수입금액을 신용카드 매출액보다 작게 신고하는 간 큰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신용카드 매출보다 신고수입금액이 작으면 국세청 레이더에 걸릴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이에 따라 아무리 간이 큰 사업자도 그 방법은 피한다.
그러나 도박에 눈 먼 그는 이같이 마련한 자금 또는 출처가 불분명한 거액의 자금을 마카오·라스베가스 등 해외카지노에 수시로 출입하면서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다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 회사 돈이 곧 내 돈 아닙니까
회사 임직원인 C씨는 가족과 함께 해외에서 회사 돈을 내돈처럼 쓰다가 세무조사를 받게 된 케이스. 국세청에 따르면 C씨와 그 가족은 해외에서 법인카드를 10만불(한화 1억5000만원 상당)어치 보석을 사는 등 사치품 구입 등에 사적으로 쓰고는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다.
또 다른 회사대표 D씨는 실제 영업을 하지 않는 위장법인을 설립해 수입금액 없이 가공의 인건비 등 경비만을 계상하고 1∼2년 후 폐업하는 방법을 동원, 조성한 자금을 대표자와 가족이 해외명품 등 구입에 사용하는 대담성도 보였다.
■ 해외부동산 돈 된다는데…탈세자금으로 취득
일정한 소득이 없는 E씨는 부모가 부동산을 처분한 돈을 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채 고가의 해외부동산을 취득했다. 국세청은 그가 신고하지도 않고 해외부동산을 취득한 후 양도할 때도 양도소득을 무신고한 혐의를 잡고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비보험 진료가 많은 병과의 병원을 운영하는 F씨는 환자에게 할인혜택으로 현금결제를 유도한 후 현금수입금액을 누락하여 배우자와 자녀명의로 거액의 외환을 사들였다. 달러가 희귀해 질 것을 예상한 약삭빠른 행동.
그는 이에 더해 남의 이름을 빌려 고가의 부동산을 여러 채 구입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국세청에 포착돼 이번에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회사원인 G씨는 소액의 근로소득 외에 특별한 소득이 없는 사람. 그러나 그는 1년여 동안 수십 회에 걸쳐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거액을 움직이는 능력을 보이다가 국세청에 환투기 사범으로 의심을 받아 세무조사를 받게 된 케이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