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 확산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원유재고 감소 소식 등에 힘입어 한때 반등하기도 했으나 경기침체가 전방위에 걸쳐 확산 중이라는 경기동향 보고서 발표에다 수요부진으로 정유업체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는 소식 등의 영향을 받아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7센트(0.4%) 내린 배럴당 46.79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5년 2월 이후 약 3년 9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 종가보다 10센트 내린 배럴당 45.34 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44.87달러까지 떨어져 역시 2005년 2월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유가는 예상외의 재고 감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배럴당 48.1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또다시 경기침체를 반증하는 지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3억2천40만배럴로 40만배럴 감소하면서 10주 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정보 제공업체인 플래츠의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20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휘발유 공급량도 160만배럴 감소했고 난방유와 디젤을 포함한 정제유 재고도 170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정보청과는 다른 기준에 따라 재고량을 산출하는 미 석유협회(API)도 지난주 원유재고가 230만배럴 줄어둔 3억1천740만배럴이라고 밝혔다.
미 정유업체들의 정제시설 가동률은 전주보다 1.8%포인트 떨어진 84.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허리케인 구스타프와 아이크가 북상했던 지난 9월 이후 주간단위로는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극심한 수요 부진으로 재고가 계속 늘어나면서 업체들이 생산량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이날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전 지역에서 10월 중순 이후 몇 주에 걸쳐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돼왔다고 밝혔다.
이날 전미 민간부분 고용이 11월에 25만명 감소해 2001년 1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는 ADP의 발표도 실업 증가와 석유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20만5천명 감소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편, 금값은 달러화가 반등한 영향을 받아 2주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값은 12.80달러(1.6%) 하락한 온스당 770.50달러에 마감돼 지난달 2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