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전(全) 상임위 활동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국회 기획재정위에 계류중인 정부의 각종 감세법안을 4일 표결 처리키로 방침을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일 민주당이 불참한 속에 재정위 조세심사소위를 열었다"며 "4일 민주당의 출석 여부와 관계없이 소위를 개최해 의결한 뒤 오후 전체회의에서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소위에서는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과세기준 금액을 6억원으로 설정하고 1가구1주택자의 경우 3억원 추가공제를 인정하자는 안을 마련했다.
또 현행 1~3%인 세율은 0.5~1.5%로 정하고 6억원 이상 주택은 0.5%, 12억원 이상 주택은 0.75%, 50억원 이하 주택은 1%, 50억원 이상 주택은 1.5%의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8년 이상 장기보유자에게 10%, 60세 이상 1주택 소유 고령자에게는 연령대별로 20~40%의 세제 감면 혜택을 부여키로 했다.
소득세의 경우 정부안대로 과표구간별로 2%포인트 세율을 인하하되 연소득 8천8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경우 2년간 시행을 유보하고, 법인세는 정부 원안대로 처리키로 결정했다.
다만 상속.증여세 인하의 경우 고소득층에게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적 여론을 감안, 일단 유보한 뒤 추후 처리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민주당이 요구한 부가가치세 3%포인트 인하 방안의 경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신용카드 공제, 의제매입세제 공제 등 방식을 통해 일반인의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 여야 합의 정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횡포라며 물리적으로 의결을 저지하겠다고 반발했다.
소위 간사인 김종률 의원은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사례가 없다"며 "몸으로라도 법안 처리를 막겠다"고 말했다.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이광재 의원도 "한나라당과 상당 부분에서 합의를 이뤘지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워낙 강경한 입장을 피력해 양당 간 합의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있다"고 강 장관을 문제삼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