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서울지역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2006년에 비해 20~3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부 전문가의 주장처럼 '집값 반토막' 전망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건수 절반 이상 '뚝' = 8일 서울시에 따르면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거래 침체가 본격화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서울지역 부동산 거래 건수는 2만6천224건, 9조3천507억4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만955건, 20조6천741억4천2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부동산 거래와 가격이 정점을 이뤘던 2년 전인 2006년 같은 기간(12만2천686건, 35조8천766억8천만원)에 비해서는 총 건수는 79%, 금액은 74% 줄어든 것이다.
특히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신고된 부동산 거래건수와 금액은 6천440건과 2조1천528억원으로, 2년 전인 2006년 11월(5만1천941건, 14조9천264억원)에 비해 각각 87.6%와 85.6%가 줄었다.
올해 1월 1만7천785건(6조6천520억원)이던 부동산 거래 건수는 4월 3만2천910건(10조5천869억원)으로 늘어나면서 평년 수준의 거래량과 거래금액을 기록했다.
또 여름 방학 시즌으로 부동산 거래가 뜸한 지난 7월에는 거래건수가 1만9천680건(8조4천482억원)으로 지난해 7월(1만6천624건, 5조8천773억원)과 2006년 7월(1만9천531건, 5조4천820억원)보다 오히려 많았다.
그러나 '9월 위기설' 등 경제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지난 8월부터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기 시작하다 9월부터는 거래량과 금액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시 관계자는 "경제상황 악화로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거래 건수와 가격이 모두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가격도 20~30% 떨어져 = 경기침체로 인해 부동산 투기나 실수요가 사라지면서 부동산 거래량과 함께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크게 떨어졌다.
부동산시장에는 이자를 견디지 못하고 내놓은 급매물이 쏟아졌지만 매수자는 나서지 않으면서 아파트 값이 2006년 고점 대비 20~3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용면적 77㎡가 지난해 11월에는 10억3천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신고됐지만 지난달 신고금액은 8억3천만원으로 1년 만에 19% 떨어졌다.
또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1차 아파트 41㎡의 경우 2006년 11월에 6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이보다 33% 낮은 4억원에 거래됐으며 강동구 둔촌동 주공3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97㎡가 지난해 11월 8억원에 거래 신고됐으나 지난달 5억9천만원으로 25% 하락했다.
노원중계 주공5단지 아파트의 경우 지난 9~11월 3개월 간 거래건수가 한 건에 불과할 정도로 부동산 거래가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지역과 단지별로 차이가 있지만 2006~2007년 아파트 가격이 많이 상승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실거래가 20~30% 정도 떨어졌으며 많은 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끊겨 아파트 값 하락률 집계조차 어려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