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마약류가 존재한다. 우리가 매스컴을 통해 들어본 아편, 헤로인, 코카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그리고 대마초 등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마약류들은 이름조차 낯설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는 우리나라에서 통제하고 있는 마약류의 품명이 일일이 열거되어 있으며, 그 종류만도 약 300여 종에 달한다. 최근에 국내에서 새롭게 적발된 '크라톰'과 '야바'도 포함되어 있다.
2008년 11월 5일 인천공항 국제우편센터 우편물검사장에서는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마약류가 적발되었다. 우편물 속의 비닐 지퍼백에 은닉되어 미국으로부터 반입된 것으로, 2006년 법률에 마약류로 지정된 이후 국내 최초 적발사례로써 확인결과 크라톰(Kratom)이라는 마약류로 판명되었다.
크라톰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자생하는 열대성 나무로, 말레이시아에서는 'Biak-Biak'이라 부르며, 다 자라면 높이가 약 15미터에 이른다. 크라톰은 태국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이 수십 년 전부터 복용해 온 것으로써, 원주민들이 힘든 일을 견뎌내기 위한 각성제로 주로 사용해 왔는데 그 잎을 씹거나, 차로 마시기도 하며 그 분말을 타서 마시기도 한다.
크라톰의 폐해는 잘 알려진 다른 마약류와 비교하더라도 결코 작지 않으며, 각성과 진정의 효과를 모두 가지고 있다. 소량을 복용하면 정신이 또렷해지며, 힘이 솟고, 말이 많아지며, 사교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각성 효과를 나타내며, 한꺼번에 다량을 복용하면 진정과 도취, 최음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복용 후 5∼10분이 지난 후부터 효과가 시작되어 약 5∼6시간 동안 지속된다.
그러나, 크라톰을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은 식욕부진, 체중 감소, 불면, 피부가 검게 변함, 구강 건조, 비뇨,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이며, 금단현상으로는 적개심, 공격성, 근육과 뼈의 동통, 사지 경련 등이 나타난다고 한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크라톰을 법률로 규제하고 있지 않지만 태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정부기관에 의하여 관리되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는 1943년부터 크라톰 나무를 경작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크라톰을 마약으로 분류, 헤로인 및 코카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야바(Yaba)는 동남아시아의 최대마약 조직인 쿤사가 1960년대 황금의 삼각지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개발한 마약으로 미친약(Crazy Medicine)'이라는 의미를 가진 태국말이다.
야바는 메스암페타민 30%, 카페인 60%, 코데인 10%가 합성된 알약형태로, 밝은 오렌지색이나 녹색을 띄고 있으며 표면에 'WY'나 '99' 등의 로고가 있다. 투약을 하면 잠이 오지 않고, 기분이 좋아지고 약 3일간 잠을 자지 않아도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환각성 및 중독성이 강하며 다른 마약보다 생산비가 적게 들고 제조공정도 짧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 정제형 알약은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밀조되어 남용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미얀마, 태국, 라오스 3개국에서의 야바 적발량이 동남아시아 전체의 98%에 이른다(2002년∼2006년). WCO(세계관세기구) 정보 분석 자료에 의하면 태국은 강력한 야바 단속으로 2003년도 이후 밀조시설은 급격히 감소하였으나, 최근에 미얀마등에서 캄보디아를 통하여 태국으로 꾸준히 밀수입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2년간 투약사범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주로 동남아시아 외국인 특히 태국인 근로자들이 고된 작업을 잊기 위해 야바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대부분 입국 시 자신의 휴대화물 속에 소량을 은닉하여 밀반입하거나 특송화물, 국제우편물 등을 이용하여 밀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의 경향은 크라톰이나 야바와 같이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마약류가 세계 각국에서 종종 적발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외국인 근로자 등에 의해 이러한 새로운 마약류가 밀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편물·특송화물·항공여행자 분야에 대해 더욱 정밀한 검색을 함은 물론 국내외 단속기관과 마약류의 밀수 밀매 투약사범 관련 정보교류 및 공조수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박만석 관세청 마약조사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