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여부를 놓고 여당과 야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인사청문회 개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미디업법 등 처리를 위해 26일 단독으로 국회개원을 강행했다. 그러나 현재 야당인 민주당 등은 단독국회 개원 철회를 요구하며 여당의 독주를 저지하겠다는 입장.
이에 따라 지금 현재 여의도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 있다.
여·야간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는 와중에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일정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최악의 경우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는 국세청 역사상 첫 학자출신 국세청장임과 동시에 지난 2002년 인사청문회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국세청장으로 기록되게 된다.
□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7월15일 '마지노선(?)'= 26일 국회와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장 인사청문요청안이 이 날 오후 국회에 제출됐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이후 20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열도록 되어 있다. 인사청문회 종료 후 3일 이내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청와대에 보내면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는 절차가 이어진다.
따라서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개최 가능시한은 내달 15일까지. 내달 15일까지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10일간의 '말미'를 줄 수 있다. 법적으로 최대 7월25일까지는 백 내정자를 내정자 '신분'으로 묶어둘 수가 있다.
현재 기획재정위원회는 민주당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7월6일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방침을 세운 상태다. 그러나 민주당 측이 인사청문회를 '보이콧' 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자칫 '반쪽 짜리' 인사청문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내주 초 인사청문회 등과 관련한 여·야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만 한다면, 예정대로 혹은 예정보다 다소 늦게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사청문회를 내달 15일 이전에 개최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인사청문회는 열리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목소리가 국회와 국세청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내달 15일이 지난 이후 추가시한(10일)을 국회에 요청하지 않고 곧바로 임명장을 수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상황. 다시 말해 백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 시한은 7월15일이 사실상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 인사청문회 도덕성 제대로 검증해야=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국세청장으로서의 자질 및 도덕성을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그러나 지금까지 있었던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는 여·야간에 정치공방을 벌이는 등 제대로 된 검증을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
특히 도덕성 검증에서는 치명적 약점을 보였다.
앞선 4명의 국세청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충분히 걸러내지 못한 부분은 최악의 결과(2명 구속 수감, 1명 불명예 퇴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백용호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철저한 도덕성 검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행정 경험, 특히 국세행정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백 내정자의 국세행정 운영 철학 및 능력 검증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세행정 운영 철학 및 능력 검증은 과거 유경험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비해 더욱 신중하고 강도 높은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