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연극단체 기부 결정한 자체가 영득의 의사"
변호인 "기부행위를 유죄로 판단한 1심 불복"
춘천 도시형 폐기물처리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자로부터 돈을 받아 연극단체에 기부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준 춘천시장(55)에 대한 법정 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들 전망이다.
춘천지검은 뇌물수수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시장에 대해 뇌물수수는 무죄, 공직선거법 상 기부행위는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판단해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또 이 시장 측도 1심에서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양형을 받았지만, 기부행위를 유죄로 인정한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상급법원으로 넘겨질 이 사건을 놓고 항소심 재판부는 과연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 쟁점은 600억원 규모 관급공사를 수주한 특정 컨소시엄의 하도급업체 대표 박모(55) 씨로부터 이 시장이 두 차례에 걸쳐 4천만원을 받은 것을 뇌물수수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이 시장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연극단체에 전달할 뜻으로 돈을 받은 것에 불과하고, 이를 (이 시장이) 영득할 의사로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한 인정 증거로 ▲돈이 든 쇼핑백을 받지 않으려고 (이 시장이) 수차례 거절한 점 ▲돈의 사용처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된 점 ▲돈이 든 쇼핑백을 사용처에 그대로 전달한 점 등을 제시했다.
즉, 직무와 연관된 포괄적 뇌물은 인정되지만, 이 시장 개인이 영득할 의사는 없었다는 게 1심의 판결 요지다.
그러나 검찰은 "받은 돈을 연극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주체가 이 시장인 만큼 받은 돈의 처분권자는 이 시장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이 시장이 받은 돈의 사용처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돈을 처분한 만큼 영득의 의사가 없다고 판단한 1심은 사실오인, 법리 오해가 있다"고 항소 사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돈을 건넨 박 씨의 뇌물공여죄는 유죄로 인정됐지만 박 씨로부터 돈을 받은 이 시장의 뇌물수수는 무죄로 판단한 점도 주요 쟁점 중의 하나다.
검찰은 "원심이 '뇌물공여죄가 인정된다고 해서 뇌물수수도 유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는 논리의 근거로 든 대법원 판례의 사건은 이번 사건과 사실 관계의 본질이 다르다"고 밝혀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이광준 춘천시장에 대한 항소심 결론은 빠르면 오는 9월 중순께나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