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수재·탈세 등 주요 혐의 부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천 회장 변호인은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돈 5만위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세무조사와는 상관없는 돈이며 박 회장의 청탁도 돈을 받은 이후에 있었다"며 알선수재 혐의를 부인했다.
또 "천 회장과 박연차 회장은 수십년 지기로 모두 재력가들인데 1천억원대 탈세 사건을 놓고 청탁 대가로 불과 2천만원을 수수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레슬링협회장으로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받은 돈은 선수들을 위한 격려금 등으로 모두 썼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세무조사 무마 부탁과 함께 천 회장이 박연차 회장에게 6억여원의 채무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공소사실도 부인하며 "유상증자로 태광실업 계열사들이 같은 주주가 됐는데 손비처리를 해 달라고 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천 회장 측은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세중나모여행 임직원 명의의 차명 주식을 매매 형식으로 자녀에게 넘긴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대량보유신고 의무를 위반한 것 외에는 법리적으로 탈세 및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을 위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해 준 대가로 중국돈 15만위안(2천500만원 가량)을 받고 6억여원의 채무 변제를 요구한 혐의(알선수재)로 지난 12일 천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천 회장은 100억여원의 증여·양도소득세를 포탈하고 세중나모여행 등의 주가를 조작한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천 회장은 이날 법원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알선수재 혐의를 시인할 수 없다. (박연차씨가 낸 돈은) 레슬링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낸 돈이 틀림없다. 모든 건 재판에서 정직하게 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