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지자체 관행에 제동..줄소송 예상
자치단체가 재건축사업에 포함된 도로를 주변 대지 가격을 기준으로 매각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판결이 항소.상고심에서 확정될 경우 이와 유사한 줄소송이 예상될 뿐만아니라 도로를 대지 기준으로 매각해 온 자치단체의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9일 대구지법에 따르면 민사16부(심우용 부장판사)는 대구 서구 S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이 서구청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에서 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합은 2004년 서구 평리동 S주공아파트재건축사업과 관련해 서구청 소유인 도로 1만3천㎡를 대지 기준의 감정가인 100억여원에 매입한다는 조건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도로 기준의 감정가는 60억여원으로 40억원을 더 준 셈이다.
서구청은 앞으로 이용될 대지를 기준으로 구유지를 매각하는게 관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법원은 제동을 걸었다.
재판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사업시행자에게 매각하는 국.공유지 평가는 사업시행인가의 고시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당시 실제 토지 이용현황인 도로를 기준으로 매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조합이 사업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막기 위해 서구청이 제시한 매매대금으로 토지를 매수한 것으로 본다"면서 "따라서 매매계약은 서구청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조합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해 불공정하게 맺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